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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승강장 CCTV 화면을 한 번이라도 봤다면…

서울 지하철 2호선 성수역과 강남역, 그리고 최근엔 구의역에서까지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설치된 스크린도어를 고치다가 2, 30대 청춘 세 명이 너무나도 어처구니없이 똑같은 사고를 당해 목숨을 잃었습니다.

매번 사고가 터질 때마다 새로운 대책이 세워졌지만, 그 대책들이 제대로 지켜지지도 못했을뿐더러, 대책들이란 게 모두 수리를 맡은 작업자가 주체가 되어 실행해야 하는 것들이었습니다. 박하정 기자의 취재파일 보시죠.

3년 전 성수역 사고 이후 서울메트로가 내놓은 첫 번째 대책들은 대책이라기보다는 용역업체에 내려진 지침에 가까웠습니다.

2인 1조로 작업할 것, 스크린도어 바깥으로 나가지 말 것, 나가려면 지하철 운행을 멈추고 나갈 것 전부 작업자들이 지켜야 할 사항들이었습니다.

지난해 강남역 사고 이후에 특별안전대책이라며 수립된 대책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작업자가 직접 장애가 생긴 역으로 출동할 때와 도착할 때, 또 작업을 시작할 때와 끝냈을 때 직접 역무실과 전자운영실에 알려야 한다는 부담을 지운 것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작업자가 업체 측의 인력부족으로 2인 1조 근무 등의 수칙들을 지키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사고를 예방할 다른 장치는 없었고, 진행 상황 파악도 작업자 스스로의 보고에만 의존하는 구조였습니다.

따라서 이번 사고에서도 해당 역인 구의역은 관제소나 운영실로부터 전달받은 게 없다는 이유로 고장 신고가 접수된 지 40분가량의 시간이 지날 때까지도 스크린도어의 고장 사실조차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역무원들은 희생자 김 씨가 스크린도어를 열기 위해 열쇠를 가지러 역무실에 들렀을 때야 비로소 김 씨의 도착 사실을 알았지만, 어디에 가서 무슨 점검을 어떻게 하는지, 추가적인 문제는 없는지 확인하는 과정은 없었습니다.

구의역 현장에 나간 박 기자는 역무실 안쪽에 걸려 있는 CCTV 화면을 통해 승강장에 모여 취재하고 있는 다른 기자들의 모습을 놀랍도록 생생히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사고 당일에도 누군가 사고가 난 9-4번 승차장 쪽 화면을 한 번이라도 눈여겨봤더라면 안타까운 참변이 일어나지 않았겠죠.

언제나 원칙을 잘 지키는 게 최우선이지만, 만약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그 원인을 찾아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무엇보다 원칙이 지켜지고 있는지 최소한의 관리 감독이 항상 수반돼야 합니다. 그게 진정한 우리 사회의 마지막 안전문입니다.

▶ [취재파일] 9-4 승강장 CCTV 화면을 한 번이라도 봤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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