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들여온 여우 2마리를 방사한 것을 비롯해, 2013년 6마리, 2014년 10마리, 2015년 4마리, 그리고 올해 10마리 등 모두 32마리를 소백산 일대에 놓아줬습니다. 이 가운데 13마리가 지금 야산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얼마전 자연에서 첫 번식에 성공한 새끼 여우까지 포함하면 16마리입니다.
이 여우는 지난해 9월11일 방사한 세 살짜리 암컷 여우입니다. 중앙선 철로 옆에 머리를 다친 채 죽어있는 것을 국립공원관리공단 여우복원센터 연구원이 찾아냈습니다. 부상이 심하지는 않았지만 열차에 머리를 부딪쳐 죽은 것으로 판단됐습니다. 4년 전 여우방사 사업을 시작한 이래 첫 로드킬 사고입니다.
불과 8일 뒤인 2월24일에는 승용차 도로에서 여우1마리가 차에 치어 죽었고, 이어 3월14일에는 다시 열차에 치어 또 한 마리가 희생됐습니다.
여우가 2-3시간동안 이동 없이 한 곳에 머물게 되면 사고를 당했을 가능성이 아주 높기 때문에 연구원들은 바로 현장으로 출동해 조사를 하게 됩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올들어 열차와 차량에 치어 로드킬을 당한 여우 3마리의 사체도 바로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말 까지 방사한 여우 가운데 죽은 개체는 10마리나 되는데, 모두 창애와 올무 같은 밀렵도구에 의해 피해를 입었거나 자연사했지 로드킬 사고는 없었습니다. 여우보호를 위해 그동안 주민들과 밀렵도구를 지속적으로 수거해 2015년 2월11일부터 1년간 여우폐사는 한건도 없었습니다.
올 들어 예상치 못했던 사고가 잇따라 터지자 여우복원센터는 비상이 걸렸습니다. 가뜩이나 얼마 전에는 그 어렵다는 야생출산까지 성공한 만큼 여우보호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하기 때문입니다.
손 놓고 마냥 지켜볼 수도 없자 여우복원센터는 최근 서식지 주변 도로에 여우 출몰을 알리는 안내판부터 세웠습니다. 야광판위에는 여우 그림을 부착해 여우가 나타날 수 있으니 속도를 줄여 달라고 운전자들에게 부탁하는 것입니다. 또 차량내비게이션을 이용해 여우 로드 킬 위험을 알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소백산에는 여우가 살고 있습니다. 불과 16마리이지만 우리산하에서 멸종된 종을 복원하기위한 특별 임무를 띤 여우들입니다. 인간의 간섭과 부주의에 의해 멸종됐던 것처럼 이 여우들 또한 목숨을 위협하는 지뢰가 곳곳에 숨어있습니다.
어렵게 자연으로 돌아가 야생에서 출산에 성공하며 복원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여우들이 더 희생돼서는 안 됩니다. 동화 속 여우가 현실 이야기가 되는 날까지 지속적 관심과 배려가 필요합니다. 특히 소백산 일대를 방문할 때는 여우를 만날 수도 있으니 바짝 긴장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