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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묻지마 살인'처럼 부산 각목 폭행범도 정신분열증

경찰, 정신장애와 생계급여 탈락에 따른 분노로 인한 복합범행 결론<BR>특수상해 혐의로 구속영장 신청…검거 도운 시민 4명은 포상 추진

강남 '묻지마 살인'처럼 부산 각목 폭행범도 정신분열증
서울 강남 묻지마 살인 피의자처럼 부산에서 각목으로 여성 2명에게 무차별 폭행한 50대 남성도 정신분열증 환자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부산 동래경찰서는 가로수 지지대를 휘둘러 여성 2명에게 중상을 입힌 김모(52)씨는 정신분열증 환자였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2000년 6월 정신장애 3급 판정을 받은 김씨가 2003년부터 2011년 사이 경남의 한 정신병원에서 약 4년(1천489일)간 입원하며 정신장애 치료를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씨의 병명은 정신분열증으로, 서울 강남역 인근 주점 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김모(34)씨와 같습니다.

체포된 이후 줄곧 입을 다물었던 김씨는 행인들이 모두 망상에 젖어 있어서 폭행했다"며 "지난해 4월부터 생계지원비가 한 푼도 지원되지 않아 돈이 없어서 그랬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김씨가 평소 앓고 있던 정신병과 생활고에 대한 분노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씨는 2000년 6월 정신장애 3급 판정을 받고 기초생활수급자가 돼 구청으로부터 매월 생계급여 40여만원, 주거급여 11만원 등 50여만원을 지원을 받아왔습니다.

그러다가 2012년 9월께 김씨는 병원 진단서 등 관련 서류를 내지 않아 정신장애 판정 갱신을 하지 못해 이렇다 할 치료도 받지 못했습니다.

당시 구청은 일을 하면 조건부 수급자로 기존 생계급여 등을 모두 받을 수 있다고 했지만 김씨는 이마저도 거부했습니다.

결국 김씨는 지난해 7월부터 조건부 수급자를 거부하고 정신장애 판정도 받지 못해 7월부터 생계급여 전액(40여만원)이 깎여 주거급여 11만원가량만 받아 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이때부터 김씨가 생활비가 없어 생필품을 훔치거나 생계급여 탈락에 대한 불만을 외부로 표출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해 김씨는 상해사건 2건, 폭행 1건, 재물손괴 1건 등으로 경찰에 입건됐습니다.

이달 21일에는 주차된 차량 유리와 백미러를 부수고, 23일 동네 슈퍼에서 바나나, 빵, 사과 등 생필품을 훔쳐 경찰에 잇따라 붙잡혔습니다.

당시 김씨는 "기초생활수급에서 탈락해 배가 고파서 바나나를 훔쳤다"고 진술하기도 했습니다. 2012년 정신장애 재판정을 받지 못한 김씨는 구청의 주요 관심 대상이었지만 실질적인 상담과 문제 해결은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구청 복지담당 직원이 정신보건센터와 함께 수차례 찾아와도 김씨가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보증금 200만원에 월세 16만원의 셋방에서 홀로 살아온 김씨는 형과 여동생 등 가족이 있었지만 사실상 연락을 끊고 살았습니다.

경찰은 27일 특수상해 혐의로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검찰과 치료 감호를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김씨에게 각목으로 폭행당한 정모(78)씨와 서모(22·여)씨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다행히 생명에 지장은 없는 상태입니다.

정씨는 눈밑뼈과 어깨뼈, 갈비뼈 등이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고 서씨 역시 머리가 찢어지고 타박상을 입었습니다.

경찰은 각목을 휘두르는 김씨를 제압한 시민 4명에게는 표창장과 포상금을 줄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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