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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뉴스] 찬양시 세로로 읽으니 '조롱시'…작가 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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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보수 성향 단체가 이승만 전 대통령을 기리는 시 공모전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뽑힌 작품이 아주 절묘하게 이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내용을 숨기고 있어서, 주최 측이 법적 대응에까지 나섰습니다.

화강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3월 자유경제원이 주최한 '이승만 시 공모전'에서 입선한 작품입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호를 딴 '우남찬가'라는 시로, 그냥 읽으면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찬양 일색의 내용입니다.

그런데 각 행의 첫 글자만 떼서 세로로 읽어 보면 '한반도 분열'이라는 단어가 됩니다.

또 다음 단락으로 가보면 '민족반역자'라는 단어가 나오는 등 되레 이 전 대통령의 행적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작가의 영문 시로 최우수상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세로로 읽어보면 역시 이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내용이 숨어 있습니다. 

수상식 뒤 한 작가가 자기 시의 의미를 인터넷에 올렸고, 자유경제원은 대회 취지에 반한다며 수상을 취소했습니다.

또, 자유경제원은 이달 초 두 작가에 대해 공모전을 방해했다며 업무방해와 명예훼손, 사기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자유경제원 직원 : 저희는 이게 법적 절차에 따라서 하기로 한 거고 그와 관련된 이야기는 변호사와 나누었으면 좋겠다고….]

공모전 비용을 포함한 손해배상금 5천600만 원을 요구하는 민사소송도 제기했습니다.

이에 대해 시를 쓴 장 모 씨는 "자신은 문학적 기교를 활용했을 뿐이며, 심사위원들의 판단 미숙으로 발생한 사태의 책임은 전적으로 공모전 주최 측에 있다"며 변호사 선임에 나섰습니다.

(영상취재 : 신동환, 영상편집 : 염석근)
(SBS비디오머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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