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권력자 암투에 휘말린 걸그룹…中 '홍색 논란'

<앵커> 

중국의 국가대표급 걸그룹이라는 '56송이 꽃'의 지난해 6월 데뷔무대입니다. 중국 56개 민족을 상징해 이런 이름이 붙여졌고, 한족과 55개 소수민족을 대표하는 스무 살 전후의 여성단원 56명으로 구성됐습니다. 그런데 문화대혁명 50주년을 맞아서 이 걸그룹이 무대에 올린 노래가 공산 혁명과 지도자 찬양 일색이어서 이른바 '홍색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베이징 임상범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2일 문화대혁명 50주년을 앞두고 가진 '56송이 꽃'의 공연입니다.

갑자기 문혁 시절 불려지던 이른바 '홍색 가요'가 등장했습니다.

[큰 바다 항해는 조타수에 의지하고 만물의 성장은 태양에 의지한다!]

극단적 좌경화를 지향했던 문혁 정신을 찬양하는 노래들이 계속 불려졌습니다.

문혁을 '잘못된 역사'로 부정해 온 시진핑 주석의 방침과 정면으로 위배되는 겁니다. 

시 주석은 문제의 공연을 '반당' 행위로 규정하고 배후 파악을 지시했습니다.

중국 걸 그룹 56송이 꽃은 애국심 고취를 기치로 내걸었다는 점에서 북한판 걸 그룹 모란봉악단의 판박입니다.

[걸 그룹 '56송이 꽃' : 우리의 컨셉과 연출 방향은 중화 민족의 특색이 넘쳐 흐릅니다.]  

이번 홍색 가요 논란의 배후론 중국 내 모든 문화, 예술활동을 총괄하는 선전 담당 상무위원이자 중국 권력 서열 5위, 류윈산이 지목되고 있습니다.

류윈산은 핵심지도부 중 대표적인 문혁 찬양론자로서 시 주석과 의견을 달리하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에선 빈부 격차와 양극화에 대한 반발로 차라리 50년 전 문혁 시절로 돌아가자는 움직임이 조금씩 일고 있습니다.

[류윈산은 머리 속에 문혁인식으로 가득 찼어요. 모란봉 악단을 그대로 복사해 놓고 문혁을 부르짖으며 다시 재연시키려는 겁니다.]

최고 지도부의 정치 암투에 휘말린 만큼 중국 국가대표급 걸 그룹 '56송이 꽃'의 운명도 점치기 힘든 상황이 돼버렸습니다. 

(영상취재 : 오경익)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