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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4대 강력범죄 피해자 87%가 여성, 체계적 보호필요"

* 대담 :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한수진/사회자:
 
며칠 전 강남역 인근 상가 남녀 공용화장실에서 한 남성이 화장실을 이용하려했던 20대 여성을 무참히 살해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사건이 일어난 직후 여성 혐오 사건에 힘이 실리며 논란이 많았는데요. 경찰에서는 최종적으로 정신질환자의 범죄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해서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와 자세한 말씀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수정 교수님?
 
▶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조현병에 의해 계획성 없이 저지른 묻지마 범죄 유형이다. 이렇게 결론이 내려졌네요?
 
▶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지금 처음에 인터넷에서 여성 혐오 범죄다 이런 논란이 많았는데요. 실제로 피의자를 면담해 보니까 조현병의 정도가 굉장히 심하고 그래서 조현병 중에 편집성 정신분열병이어서 피해망상의 수준이 거의 현실적인 판단을 하기가 굉장히 어려울 정도였기 때문에 이게 어떤 특정한 집단에 대한 혐오감에 의해서 의식적인 선택에 의한 범죄라고 보기가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조현병이라고 하는 게 정신분열증, 이렇게 해석하면 되는 걸까요?
 
▶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네. 조현병은 정신분열병의 새로운 어휘인데요. 정신분열병이 너무 어휘 자체가 선입견 부정적인 편견을 갖기가 쉽게 어휘가 구성이 돼서 조현병이라고 부르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런 조현병을 가지게 되면 목적을 가지고 계획적으로 범죄를 저지를 수 있기보다는 망상의 대상에게 공격 행위를 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망상의 내용이 우연히도 여성이었던 것으로 보이고요. 보통 보면 망상 두려워하는 대상이 귀신인 경우도 있고 아주 지위가 높은 힘이 센 남자일 수도 있고 다양한 망상을 지닙니다. 그런데 이 사람은 유달리 여성들이 자신에게 뭔가 해코지를 할지도 모른다 이런 불안감이 있었던 것 같네요.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체포 당시에 여성들이 자신을 무시해서 살해했다 이렇게 진술을 했었나 봐요?
 
▶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네. 지금 증상이 사실은 청소년기부터 시작이 됐다고 하거든요. 그래서 2003년에서 2007년까지 피의자는 누가 나를 욕하는 것 같이 들린다. 이렇게 환청을 호소를 했는데 2008년도에 정신분열병으로 진단을 받은 것으로 지금 기록상은 나와 있습니다. 그리고 2008년에 1년 이상 가출을 해서 노숙생활을 하면서 증상이 많이 악화가 돼서 이후에는 입원과 퇴원을 반복해서 거의 6차례 정도를 병원에 입원 치료를 했었다고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머니가 개켜준 옷을 입지 않았단 이야기도 있더라고요?
 
▶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네. 피해망상의 대상이 여성에 대한 피해의식이다 보니까 어머니도 여성이라고 생각해서 어머니에게도 욕설과 폭행도 하고 어머니가 준 옷 같은 걸 입지 않고 이랬던 걸로 보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렇게 여러 차례 치료를 받기도 하고 상태로 보면 상당히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보여요. 교수님 보시기에도 그렇지 않습니까?
▶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정신분열병의 놀라운 치료 효과는 존재하는데요. 약물을 먹으면 환청이나 망상이 현저히 줄어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에 발병 진단을 받았던 2008년부터 지금까지 누군가의 보호에 의해서 지금 약물을 계속 복용을 했었다면 그랬다면 아마 지금 이 사건이 발생을 안 했을 걸로 보여서 여러 가지 의료적으로 약물을 지속적으로 복용시킬 수 있는 제도는 없을지 그런 고민을 앞으로 해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한수진/사회자:
 
치료만 제대로 받으면 증세를 상당히 완화시킬 수도 있다 이런 말씀이신 것 같고요. 그런데 이 사람의 경우에는 지난 1월 마지막 입원 치료 이후에는 약을 복용하지 않았다고 하니까 그 이후에 증상이 더 심해진 거 아닌가 이렇게 볼 수 있고요. 경찰청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요.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발생한 이상 범죄 46건 중에서 정신질환에 의한 범죄가 18건이라고 합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18건 중에서 또 정신분열증이라고 지칭할 수 있는 게 13건이 있다고 하거든요. 그렇게 따지면 46건 중에 13건. 약 30% 정도가 정신분열병에 기인한 묻지마 범죄다 이렇게 볼 수가 있는데 그래서 지금 아마도 경찰청에서는 고위험에 해당하는 범죄다 이렇게 발표를 한 것 같습니다. 편집형 정신분열병 같은 경우에는 상당 부분 피해자를 선택하거나 이런 데에 있어서 상당히 비체계적으로 예컨대 명확한 체계성을 가지고 고의성을 가지고 저지르는 게 아니기 때문에 지금 이 숫자가 늘어나는 지를 열심히 관찰을 해서 뭔가 형사정책적인 또는 정신보건적인 대안을 마련을 해야 하는 시기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그런 면에서 어떻게 보면 불특정 다수에게는 더 충격적이고 더 무서운 그런 상황 아니겠습니까.
 
▶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그렇기는 한데 저희가 주의해야 할 게 뭐냐 하면 100명 중에 1명 꼴이 정신분열병이라고 알려져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발병률을 보면 거의 50만 명이 정신분열병이라는 통계치가 나오거든요. 지금 우리나라 인구 중에. 그런데 그런 모든 사람들이 다 위험하다는 게 절대 아닙니다.

지금 극소수 이런 정신분열병에 기인한 묻지마 범죄 그것으로 인해서 인명 피해가 사실상 언론에 보도가 워낙 센세이션하게 많이 되다 보니까 체감하는 것은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범죄자로 살인자로 편입되는 게 아닌가 이런 불안감이 있는데요. 실제로는 1년에 기껏해야 몇 십 명도 발생하지 않는단 얘기거든요.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관리할 거냐. 사실은 이런 사람들이 경미한 폭력 전과들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피의자도 2008년도에 정신분열병 진단을 받고 2009년도에 폭력 전과가 하나 있거든요. 그때 약물치료 아까도 말씀드린 대로 약물이 효력이 있으니까 국가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형사정책 시스템에 의해서 약물 치료를 지속적으로 받도록 후속 관리를 했었으면 여성이 인명피해가 안 일어났을 수도 있죠.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대다수의 조현병 환자는 위험하지 않지만 약을 먹지 않고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는다면 이게 자칫 좋지 않은 일로 번질 수가 있기 때문에 꾸준히 관리 받게 하는 시스템이 절실하다 이렇게 볼 수 있겠네요.
 
▶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네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번 사건은 혐오 범죄가 아니다 이렇게 결론을 내려진 걸로 봐야 되겠습니까?
 
▶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네. 혐오 범죄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애당초 hate crime이라는 건 의사결정이 있는 사람이 혐오의 대상을 찾아서 어떤 목적을 가지고 범죄를 저지르는 일종의 의사결정 능력이 있는 사람의 확신 신념에 기인한 범죄라고 보는 게 맞거든요. 그런데 지금 이렇게 정신분열병처럼 의사결정 능력상에 문제가 많은 사람들이 일종의 망상 착각에 의해서 벌어진 범죄를 혐오 범죄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아직도 불안에 떨고 있는 여성은 많아 보이고요. 그런 면에서 이번을 계기로 여성들이 불안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고민도 꼭 좀 필요해 보이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그렇습니다. 지금 4대 강력범죄의 피해자가 87%가 여자들이거든요. 그러니까 불안해하시는 데는 충분히 이유가 잇습니다. 물론 이 사건의 직접적인 이유 때문은 아니지만 그러나 이렇게 범죄 피해에 많이 내몰리는 여성들에 대한 좀 더 세분화된 체계적인 접근을 해서 범죄 피해자로 여성들이 편입되는 비율을 낮춰야 되는 건 틀림이 없는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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