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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아…노래여…노래여…, 금지 풀린 '메이리다오'

[월드리포트] 아…노래여…노래여…, 금지 풀린 '메이리다오'
한국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어떻게 부르냐를 놓고 논란이 큽니다. 그런데, 무슨 노래하나를 놓고 이 난리인가 생각하다가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내일(20일) 있을 타이완 총통 취임식에서 타이완 권위주의 정권 시절 금지곡이었던 ‘메이리다오’(美麗島)를 총통과 참석자들이 함께 부르기로 했다는 기사를 쓰면서입니다. 일단 노래를 듣고 가겠습니다.
 

 
워낙 유명한 노래인지라 여러 가지 버전이 있습니다.
 

 

제 서툰 중국어 실력으로 번역을 해보았습니다.

"우리의 요람 아름다운 섬 어머니의 따뜻한 품
자랑스런 조상들이 지켜보네 우리의 발걸음을
그들이 당부 또 당부하네 잊지마라 잊지마라
그들이 당부 또 당부하네 어떤 난관에도 나라를 지키라
(이 부분은 초나라 고사를 인용, 사전에는 나오지 않는 말로 제가 의역했습니다)
하늘하늘 무한한 태평양이 품고 있는 자유의 땅
따스한 햇빛이, 따스한 햇빛이 높은 산과 들판을 비추네
우리 여기 용감한 시민들 어떤 난관에도 나라를 지키네
우리 여기 무한한 생명 물소 쌀 바나나 목련화"


'아름다운 섬'을 뜻하는 포르투갈어 포모사에서 유래한 이 노래는 1970년대 타이완의 민주화 인사들이 진보잡지의 명칭으로 삼으며 국민당 권위주의 체제에 항거하는 상징으로 자리잡았습니다. 1970∼1980년대 타이완 당국은 이곡을 금지곡으로 지정했습니다.

잡지사 메이리다오는 1979년 당국의 집회 취소 요구에 항거해 시민들과 함께 민주화 요구시위를 벌였다가 집회 주동자 수십명이 반란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이 사건은 타이완판 광주민주화 운동으로 불립니다. 당시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인사들이 향후 민진당 창당과 민주화 투쟁을 주도합니다. 사건 변호를 맡았던 천수이볜(陳水扁)은 총통이 되고 잡지사 부사장 뤼슈롄(呂秀蓮)은 부총통이 됩니다.

우리도 사랑하는 노래가 금지곡으로 지정되고, 민주화를 주도했던 분들이 대통령이 된 경험이 있습니다. 노래는 사람의 마음을 지배합니다.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들었던 노래는 아무리 세월이 지나도 다시 들으면 그때의 마음이 되살아납니다.

80년대 학번인 제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다시 들으면, 혹은 다시 부르면 그때의 마음이 되살아나는 것도 당연한 일이겠지요. 사람은 중요한 결정을 할 때 이성보다는 감성적 판단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저도 젊은 시절 결혼이나 직업을 결정할 때 그랬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노래는 힘이 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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