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메르스 벌써 잊었나…한국식 병원 문화 '여전'

<앵커>

국내에서 처음으로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 확진 환자가 나온 지 모레(20일)로 1년이 됩니다. 38명의 목숨을 앗아가면서 우리 사회를 공포로 몰아넣었었죠. 세계보건기구는 메르스에 대한 인식 부족과 전염에 취약한 병원 시설, 그리고 한국의 독특한 병원 문화를 사태의 원인으로 분석했습니다. 메르스 사태 1년을 맞아서 준비한 연속기획, 오늘(18일)은 첫 순서로 우리의 병원 문화가 지난 1년 동안 얼마나 고쳐졌는지 점검해봅니다.

윤나라 기자입니다.

<기자>

대형병원 응급실에선 병상을 차지하는 데도 무작정 기다려야 합니다.

복도에서 진료받는 환자도 있습니다.

[응급실 환자 보호자 : (환자가) 엄청 많아서 기다려야죠.]

병상이 45개인 또 다른 응급실에선 74명의 환자가 진료받고 있습니다.

칸막이 없는 병상과 넘쳐나는 환자.

감염병 환자가 생기면 급속히 퍼질 수밖에 없는 환경은 1년 전과 마찬가지입니다.

[응급실 환자 보호자 : 4시간 5시간 기다리라고 해도 (큰 병원이) 믿을만 하니까요.]

아는 사람이 입원하면 시도 때도 없이 단체로 병문안하는 문화에 대해서는 병원들이 통제하기 시작했습니다.

면회객 수나 시간이 제한되고 음식 만들어 나눠 먹기도 어려워졌습니다.

공감하는 사람이 늘고 있지만

[유재택/입원환자 보호자 : "감염 부분에 대한 위험 때문에 여러 사람이 올 때는 제한을 하는데 (따라야죠.)]

곳곳에서 실랑이도 벌어집니다.

[이명희/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수간호사 : "강력하게 제재를 할 수 없습니다. 환자들도 꼭 해야 한다고 생각을 안 하고….]

이른바 병원 쇼핑도 여전해 지난해 5월부터 6달 동안 23만 명이 거의 매일 병원을 옮겨 다닌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김우주/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 하루 이틀 아프면 그 다음 날 다른 병원 가고 1주일 사이에 빅5병원까지 가는데, 메르스 확산에 영향을 미쳤죠.]

비싼 대가를 치르고 얻은 교훈을 잊으면 신종 감염병의 위협 앞에서 똑같은 우를 범할 수도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양두원, 영상편집 : 장현기, VJ : 신소영·김형진)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