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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韓 회계투명성 61개국 중 60위, 중국보다도 낮아

* 대담 : SBS 김범주 기자

▷ 한수진/사회자:
 
깐깐경제, 김범주 기자입니다. 어서오세요.
 
▶ SBS 김범주 기자: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해볼까요?
 
▶ SBS 김범주 기자:

요새 조선, 해운 두 업종에서 구조조정이 한창입니다. 회사가 쓰러질 수도 있다고까지 이야기가 나오니까 그 회사 다니는 직원들이나 가족들은 조마조마한 상황일 수밖에 없죠. 그런데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시는 게, 어떤 위기든 시작이 있기 마련이잖아요. 둑이 처음엔 금이 갔다가, 나중에 확 터지면서 물바다가 되는 건데, 이 회사들도 이렇게 될 때까지, 지금 회사가 이상하게 가고 있다, 잘못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회사 안에서든가 바깥에서든가 누가 안 했냐, 이런 궁금증이 남죠.

▷ 한수진/사회자:

만약에 그런 신호가 있었다면 일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수도 있겠죠.

▶ SBS 김범주 기자:

네, 그런데 회사 안에서는 사실 문제를 알더라도 얘기를 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어요. 이런 저런 제도들을 마련을 하지만, 제도를 앞서는 게 사람이잖아요. 문제가 있다고 이야길 하면 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렇게 일을 결정한 사람이 문제가 생길 수가 있으니까, 오히려 문제제기를 한 사람이 당할 수도 있죠. 그런 점에서는 더 중요한 게 회사 바깥에서 감시하는 역할을 잘 해야 되는 겁니다. 그런 일을 하라고 돈 주고 맡기는 데가 있죠. 바로 회계사들입니다. 회사 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회계 감사를 하고 외부에 공개를 하도록 돼 있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지금 문제가 되는 조선사나 해운사는 모두 주식시장에 올라있기 때문에 감사 받고 보고서 공개 하는게 의무죠?

▶ SBS 김범주 기자:
 
네, 의무죠. 그런데 우리나라 회계감사도 내부랑 별반 다를게 없습니다. 작년에 회계 감사를 한 회계법인 중에 99%가 이 회사 괜찮다, 돈 제대로 쓰고 있다고 판정을 했단 말이죠. 그런데 정말 99% 회사가 제대로 일을 하고 있는거냐, 지금 구조조정을 하는 것만 봐도 의심이 안 갈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99%가 그렇게 나왔다는 거는 지금 문제가 되는 회사들도 계속 회계감사 결과가 괜찮다고 나왔다는 거죠?

▶ SBS 김범주 기자:
 
그렇죠. 대표적인 경우가 대우조선해양입니다. 2013년 2014년 2년 연속 대우조선해양이 4천억 원 정도 흑자를 봤다고 발표를 했어요. 다 회계 감사 거쳤던 거였는데, 문제는 뭐였냐면, 2014년에 보면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은 조 대까지 적자가 났다고 발표를 했었단 말이죠. 그런데 그 와중에 대우조선만 흑자다? 뭔가 이상하잖아요. 바깥에서도 대우조선만 어떻게 그게 가능 하냐, 의심하던 상황인데 문제제기가 없었어요.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작년에 갑자기 5조원 넘게 적자가 났잖아요.
 
▶ SBS 김범주 기자:
 
네, 그러면서 분식회계 의혹이 일었죠. 분식회계는 회계에 예쁘게 화장을 한다, 그러니까 상태가 안 좋았었는데 그걸 숨겨 온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던 거죠. 2015년 초에 대우조선 사장을 결정하게 되는데, 전임 사장이 연임을 하려고 그런 일을 한 거 아니냐, 등등 해서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그래서 검찰 조사까지 지금 받고 출국 금지가 된 상황인데요. 그러니까 최근에 이 회계감사를 했던 회사가 아, 다시 보니까 회계감사에서 고칠 부분이 있어요, 이러면서 2013년 14년 자료를 다시 고쳤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흑자가 아니라 적자였다, 이런 건가요?

 
▶ SBS 김범주 기자:
 
네, 2015년에 5조 적자가 났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여기서 2조를 덜어서 2013년에 1조, 2014년에 1조 손실을 옮겨야 된다, 이렇게 뒤늦게 이야기를 한거죠. 그러면서 한 말이, 회계상 오류였다, 그러니까 실수였다고 이야길 한 겁니다. 2조원을 실수를 했다, 이걸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더군다나 이게 여기서 그치는 문제가 아니라, 회사가 성적표 쓰고, 회계법인이 도장 콱 찍은 결과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주식도 사고 투자를 했잖아요.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엄청난 적자여서 지금 손해를 이만저만 본게 아닌데, 오류란 말 한 마디로 넘어가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회계 법인도 결국은 그 회사한테 주문을 받아서 일을 하는 거니까, 자기 마음대로 못하는 부분도 있지 않을까 싶긴 해요.


▶ SBS 김범주 기자:
 
그런 부분도 물론 있죠. 회계 법인도 영업을 뜁니다. 무슨 이야기냐면, 회사에 가서 우리한테 일을 맡겨 달라고 접촉을 해야 되는 입장이거든요. 그러니까 일종의 을인거죠. 그런 상황에서 회사에 들어가서 장부 뒤지고 마음대로 할 수 없다,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데 회사 입맛에 맞게 도장 찍으로 회계 감사 하는게 아니라면, 제도를 바꿔달라고 주장을 해서라도 할건 해야죠. 예를 들면 일정 규모 이상 회사는 회계 감사 받을 곳을 당국이 지정을 해준다든가, 또 그러고도 잘못이 크면 아주 법적으로 크게 혼쭐을 내준다든가, 이런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하는거죠. 외국 같으면, 법이 무서워서라도 이런 일을 함부로 할 수가 없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외국은 돈 가지고 잘못을 할 경우에 굉장히 엄하게 다스리죠?

▶ SBS 김범주 기자:

그럼요, 신뢰를 저버리는, 믿고 돈을 맡기질 못하게 되는 거니까요. 엄벌에 처하거든요. 대표적인 경우가 15년 전에 미국에서 벌어졌던 엔론 사탭니다. 에너지 회사였는데 막 여기도 인수합병을 하면서 덩치를 키우는데 골몰한 나머지 회사가 기우뚱 하는데, 회계자료만 멀쩡하게 보이게 여러 가지 기술을 부렸거든요. 그러다가 적발이 됐는데, 그런 금액이 우리 돈으로 1조 5천억 원이었어요.

그런데도 결과가 아주 엄청났던게요. 그런 일을 주도했던 사장은 무려 징역 24년 4개월 형을 받아서 아직 감옥에 있고요. 이 사장을 도와서 회계장부를 조작했던 간부는 체포 직전에 심지어 자살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일을 도왔던 회계회사는 당시에 미국 5대 회사에 들어갈 정도였는데, 다른 회사들이 당신들한테 감사 받아봐야 사람들이 믿질 않는다면서 계약을 깨서, 결국 파산을 당했어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런 경우가 없었고, 아직도 회계를 가지고 장난 하는 게 받아들여지는 분위기 라는게 문제죠.


▷ 한수진/사회자:

듣다보니까 굉장히 심각한 문제네요.

▶ SBS 김범주 기자:
 
네, 그러니까 이런 회사들에 지금 결국 국민들 돈인 공적자금을 지원 하느냐 마느냐 하는데, 독에 구멍이 뻥 뚫렸는데 돈을 붓는다고 채워진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IMD라고 스위스 기관이 매년 회계투명성, 그러니까 회계를 깨끗하게 쓰는지를 놓고 세계 순위를 매기는데, 우리나라가 61개 나라 중에 무려 60등이었어요, 작년에.

회계가 불투명하다고 비판받는 중국이 57위로 우리보다 위였습니다. 이번 기회에 이런 회계 후진성을 손을 봐야 되고요. 그래야 위기가 오기 전에 위험성을 알아서 손을 볼 수가 있단 말이죠. 구조조정을 어떻게 하고 돈을 어디서 마련하고 하기 전에 이런 논의를 먼저 해야 하는거 아닌가 싶네요.
 
 
▷ 한수진/사회자:
 
말씀 잘 들었습니다. 깐깐경제, SBS 김범주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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