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민간에 관리 맡겼더니…퇴직자가 '셀프 통과'

<앵커>

정부가 행정 투명성을 높이겠다며 일부 업무를 민간에 위탁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위탁받은 민간단체들이 관련 부처의 퇴직자들로 구성돼 있어서, 결국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 아니냐 이런 비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표언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조달청 비축기지입니다.

알루미늄이나 구리같은 국가 비축 물자가 보관돼 있습니다.

[비축기지 직원 : 보관하다가 조달청에 물건 주문이 들어오면 내주라는 대로 내주죠.]

특이한 점은 국가시설인 조달청 비축기지 안에 민간단체인 조우회 사무실이 위치한 것입니다.

조우회는 조달청 퇴직자 모임입니다.

조달청은 이곳 관리업무를 1983년부터 경쟁입찰 없이 조우회에만 맡겨왔습니다.

관리비용만 한 해 16억 원이 지급됩니다.

[조달청/담당공무원 : 원칙적으로는 경쟁(입찰)이 맞습니다. 핑계라면 핑계인데 저희 퇴직자 동우회가 있기 때문에 그쪽에 단순한 창고관리업을 맡기고 있어요.]

또, 정부로부터 수입 사료 검사를 위탁받은 농협중앙회는, 자회사인 농협 사료의 검사도 맡았습니다.

이른바 셀프 검사다보니 2014년까지 부적합 판정은 단 한 건도 없었고, 감사원에서 부실 검사 지적을 받은 2015년에야 2건의 부적합 사례를 적발했습니다.

[농협사료 담당직원 : 사전검사라고 서류로만 했었고, 샘플 채취를 한것은 2014년부터 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이 밖에도 환경부는 산하 협회에 생태복원 사업을 위탁했고, 체육진흥공단은 체육시설에 대해 스스로 안전점검을 했습니다.

총리실은 이런 셀프 검사와 퇴직자단체 위탁 근절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민철)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