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전자 강국' 日 몰락의 교훈…"때 놓친 구조조정"

<앵커>

이번에 보실 일본의 경우는 제때 구조조정을 하지 못한 대가가 얼마나 가혹한지 아주 명확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에게 아주 익숙한 소니, 도시바, 샤프 같은 일본의 전자 기업들이 이제는 생존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왜 그렇게 됐는지, 여기서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도쿄 최선호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일본은 지난 2003년 NEC, 히타치, 미쓰비시가 경쟁하던 메모리 반도체 업계를 '엘피다' 하나로 통합했습니다.

과잉경쟁, 중복투자를 막기 위한 야심찬 구조조정이었습니다.

하지만 10년을 못 버티고 4조 원 넘는 부채를 남긴 채 파산했습니다.

[조두섭/요코하마 국립대 교수 : 규모의 비효율이 커질 수 있는 거죠. 연명은 시켰습니다만 천문학적인 세금을 쓰면서. 산업도 죽고, 노동자들도 해고되고.]

경쟁을 배제한 섣부른 한 줄 세우기는 일본 전자산업 몰락 과정에서 반복돼왔습니다.

[오사나이/와세다 비즈니스스쿨 교수 : 플라즈마 TV도 파나소닉 한 회사로 통합했더니 결국, 산업이 없어져 버렸습니다. 정부가 주도해 하나의 회사로 합병하는 것은 대체로 순탄하지 못했습니다.]

구조조정 시기도 놓쳤습니다.

3사 과점 체제인 PC 산업이 대표적입니다.

2010년까지 세계 시장 점유율 10%를 근근이 유지했지만 지난해 6%대로 주저앉았습니다.

국제경쟁력을 이미 상실했는데도 내수 시장 나눠 먹기에만 기댄 업계재편 논의만 몇 년째 끌고 있습니다.

기술과 고용을 중시하는 일본의 강점이 위기의 순간, 거꾸로 발목을 잡았습니다.

[종신고용을 전제로 하고 있어서 합병을 통한 인원 감축이 좀체 불가능합니다. 몇 번이나 구조조정 기회가 있었지만 놓쳐버렸습니다.]

기술 일본의 자존심이던 샤프까지 해외에 팔아야 하는 일본 전자산업의 몰락은, 우리 구조조정 논의에도 큰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한철민)   

▶ "마지막 회생 기회 놓칠라"…고삐 죄는 구조조정
▶ 中 '강시 기업' 강제 퇴출…180만 명 해고 파문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