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고 닦고·곳곳에 선전물" 외신들이 전한 당대회 D-1 北풍경

36년 만에 열리는 북한의 제7차 노동당 대회를 하루 앞두고 주요 외신들은 당 대회 준비에 여념이 없는 북한의 풍경을 소개했습니다.

미국 CNN은 북한의 추가 핵실험 여부에 전 세계 이목이 쏠린 가운데 북한이 성공적인 당 대회 개최를 위해 준비하는 모습을 평양발로 전했습니다.

비가 내리는 쌀쌀한 날씨 속에 평양 김일성 광장에는 수많은 사람이 모여 당 대회 축하공연을 위한 리허설을 했습니다.

당 대회가 열리는 4·25문화회관 앞에선 체제 선전 현수막을 걸거나 거리 청소, 꽃 심기를 하는 주민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학생 밴드는 사기를 고취하는 곡을 연주하며 거리에서 당 대회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작업을 독려했다고 CNN 방송은 소개했습니다.

블룸버그통신도 북한이 평양 주민들을 대거 동원해 당 대회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거리 곳곳에는 인공기와 함께 '조선로동당 제7차 대회를 높은 정치적 열의와 빛나는 도덕적 성과로 맞이하자'는 등의 문구가 적힌 선전 현수막들이 나붙었습니다.

북한은 이번 노동당 대회 취재를 위해 100명 넘는 외국 취재진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핵 개발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업적으로 과시하고 김정은을 정점으로 한 체제가 명실공히 확립됐다는 점을 널리 알리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블룸버그는 "아버지 김정일의 죽음으로 권력을 물려받은 북한 지도자 김정은이 당 대회를 체제 정당성을 합리화하려는 기회로 이용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은 취재차 평양을 찾은 외신 기자들에게 백화점과 협동농장 등을 소개하며 북한 사회의 긍정적인 면을 알리는 데 힘을 쏟았습니다.

워싱턴포스트 기자는 김정은이 지난해 6월 찾았던 장촌 협동농장을 둘러봤습니다.

대강당과 유치원 등을 갖춘 농장에는 3천 명이 살고 있지만 비닐하우스 등에서 일하는 소수 주민을 빼면 사람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북한 안내원은 주민 대부분이 밭으로 일하러 나갔다고 설명했습니다.

블룸버그는 "농장은 그냥 농장이 아니라 하나의 도시"라는 주민 말을 전하면서 농장에서 재배하는 농작물의 70%를 정부에서 가져간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이 당 대회 취재의 문을 외신들에 활짝 열었지만 검열과 감시는 여전했다고 외신은 전했습니다.

CNN은 "북한에서의 다른 취재와 마찬가지로 안내원의 감시가 있었다"며 "기자들은 평양 밖으로 나갈 수 없는 등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공항에선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 여파도 엿볼 수 있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습니다.

블룸버그 기자는 북한 입국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평양 순안공항에 안착하는 비행기는 더는 없었다"며 "늦은 오후 승객들이 모두 빠져나가자마자 공항 관계자들은 모두 떠났고 공항 내 불은 꺼졌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