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농담거리' 이색후보 취급받던 트럼프, 공화 대선후보 되기까지

'농담거리' 이색후보 취급받던 트럼프, 공화 대선후보 되기까지
지난해 6월 16일 미국 뉴욕 맨해튼의 트럼프 타워에서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출마 선언을 했을 때만 해도 그가 공화당 대선후보가 되리라고 예상한 전문가는 없었습니다.

출마 선언 당시 지지율은 한자릿수 초반대에 불과했고 경선전 초반 트럼프는 유력 후보라기보다는 다른 주류 후보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파격적인 '막말'로 화제를 일으키는 이색 후보였습니다.

그러나 "멕시코가 문제 많은 사람을 (미국으로) 보내고 있다. 이들은 성폭행범이고 마약, 범죄를 가져오고 있다"면서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쌓겠다는 막무가내 공약을 내세운 아웃사이더 정치인의 '신선한' 출마 선언에 소셜미디어는 달아올랐습니다.

언론도 연일 트럼프 관련 기사를 쏟아냈지만 정상적 관심이라기보다는 비난이나 조롱에 더 가까웠고, 리얼리티쇼 스타의 대선 출마는 농담거리로 치부됐습니다.

출마 선언 직후 트럼프는 단숨에 구글 검색 최상위를 차지했지만 검색 문구는 '트럼프는 공화당원인가' '트럼프의 재산은 얼마나 되나' '트럼프는 대선 레이스를 완주할 것인가' 등의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나 출마 선언 일주일 만에 발표된 폭스뉴스 여론조사에서 그는 출마 선언 이전보다 2배 이상 오른 11%의 지지율로, 당시 유력 주자로 꼽히던 부시 전 주지사에 이어 2위를 차지했습니다.

트럼프는 탄력을 받은 듯 막말 퍼레이드를 이어갔고, 이러한 '노이즈 마케팅'이 주효했는지 트럼프는 7월 초 공개된 이코노미스트-유고브의 여론조사에서 15%의 지지율로 공화당 후보 가운데 1위를 차지했습니다.

당시 언론들은 성향을 막론하고 대체로 트럼프에 비판적인 기조를 유지했으나, 시청률과 열독률을 담보하는 '트럼프'라는 따끈한 소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온라인매체 허핑턴포스트는 "트럼프의 선거유세는 구경거리다. 우리는 미끼를 물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기사를 연예면에서 다루겠다고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의 가세로 공화당 경선은 진흙탕으로 변해갔고, 그 와중에도 트럼프 지지율은 20%를 넘어서며 고공행진을 이어갔습니다.

8월 처음 열린 공화당 TV 토론에서도 트럼프는 진행자이던 폭스뉴스 여성 앵커 메긴 켈리와의 설전이 거센 역풍을 불러오며 공화당 내에서 사퇴론까지 나왔지만 지지율은 상승해 30%를 넘어섰습니다.

10월 들어 또다른 막말 주자인 신경외과 의사 출신 보수논객 벤 카슨에게 1위 자리를 잠시 내주기도 했으나 이내 선두를 탈환했고 '무슬림 입국 금지' 발언이나 잇단 여성 비하 발언 등도 대세론을 꺾지 못했습니다.

이때부터 트럼프를 상대적으로 가볍게 다뤘던 언론들까지 '정색'하고 트럼프를 비판하거나 검증하기 시작했습니다.

경선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2월 1일 대선 풍향계인 첫 아이오와 주 경선에서 트럼프는 크루즈에 이어 2위에 그치며 일격을 맞았지만, 바로 이어진 뉴햄프셔와 사우스캐롤라이나, 네바다에 이어 3월 '슈퍼 화요일' 대전에서도 압승을 거두며 승기를 굳혔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3일 인디애나 주에서도 승리하며 2위 후보 크루즈의 항복을 받아냈고,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됐습니다.

최근 본선 상대인 클린턴과의 양자 대결에서도 지지율이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오면서 트럼프는 조롱 속에 대권 도전을 선언한 지 10개월 만에 백악관 입성까지 내다볼 수 있는 입장이 됐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