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월드리포트] "트럼프, 세계 미녀와 외교" 대통령의 거침없는 유머

매년 4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열리는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 만찬.

1920년부터 100년 가까이 계속된 행사로, 대통령의 뼈 있는 익살이 전통입니다.

'내가 떠나갈 때'라는 제목의 노래가 울려 퍼지면서 임기 마지막 해의 오바마 대통령이 연단에 오릅니다.

첫 인사말부터 촌철살인의 풍자가 시작됩니다.

[오바마/美 대통령 : 여러분 모두 좋아 보입니다. 특히 공화당 쪽은 (공화당의 최후는) 더 좋아 보일 수 없을 정도입니다.]

'엔드 오브 더 리퍼블릭', '공화당 쪽'으로 해석했지만, 공화당의 최후라는 의미도 됩니다.

내년 이 자리의 주인공을 언급하면서 슬쩍 '쉬', 여성 대명사를 끼워 넣습니다.

[내년 이 자리에 누군가 (나 대신) 서 있겠죠. '그녀'가 누군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같은 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현재 대권 레이스의 유일한 여성 주자입니다.

기존 미국 정책과 동떨어진 외교·안보 공약을 쏟아내는 공화당 트럼프 후보도 조롱 대상이 됐습니다.

[공화당 지도부는 트럼프에게 대통령이 되기 위한 외교정책 경험이 없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트럼프는 수년간 전 세계 지도자들을 만나왔습니다. 미스 스웨덴, 미스 아르헨티나, 미스 아제르바이잔…]

연설 중간 삽입한 동영상에는 퇴임 후 계획을 고민하는 임기 말 대통령의 망가지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운전면허증을 새로 발급받으려다 불친절하기로 악명 높은 교통국 직원에게 봉변을 당합니다.

[운전면허증을 받으려면 출생증명서를 제출하세요. (이것 진짜 입니다.) 아닌 것 같은데요.]

정계를 은퇴한 공화당의 존 베이너 전 하원의장도 동영상에 깜짝 출연했습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의회 다수당 지도자로 오바마 행정부의 발목을 잡은 정적이었지만, 이젠 정계 은퇴 선배로서 자신의 경험을 얘기합니다.

[어제 나는 오전 11시 30분에 맥주를 마셨어요. 맥도널드가 아침 메뉴를 하루 종일 팝니다.]

가치관에 따라 대통령의 이런 익살이 다소 민망하다는 의견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한층 더 대통령을 친근하게 바라보는 분위기입니다.

국민들 앞에 망가졌다고 해서 세계 질서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국 대통령의 권위가 훼손됐다고 생각하는 미국 국민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