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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3년 만의 130분' 대통령 소통에 쏠린 기대

여당이 제1당을 내어준 지난 20대 국회의원 선거 이후 보수 진보 할 것 없이 대부분의 언론은 청와대가 소통을 강화하고 변화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 첫 반응으로 박근혜 대통령은 사흘 전 언론사 보도 편집국장 오찬 간담회를 열었는데요, 모래시계처럼 흘러내려 가는 5년이라는 시간에 묶인 대통령으로서의 절박함이 느껴짐과 동시에, 소통을 향한 의지도 엿보였습니다.

한승희 기자의 취재파일입니다.

오랜만의 만남이어서 그랬는지, 간담회는 다소 들뜬 분위기로 시작됐습니다.

민심의 대변자로 초대된 언론사 국장들, 즉 기자들의 표정은 비장하기도 했고, 상기돼 있기도 했습니다.

기자들은 총선 참패의 원인에 대한 박 대통령의 인식을 끈질기게 물었습니다.

유권자들의 새누리당 외면이라는 총선 결과를 지난 국정 운영 방식에 대한 평가로 받아들이는지, 메르스와 세월호에 실망한 데 이어 공천도 실망했다는 선거 민심이 단순히 국회에 대한 심판이라고 생각하는지 추궁에 가깝게 질문했습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정권 심판론을 인정하는 답변은 하지 않고, 대신 왜 인정할 수 없는지 그 이유를 매우 상세히 설명했습니다.

정리하자면, "우리나라는 대통령 중심제인데 그동안 대통령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었다"며 "일자리와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책들을 마음껏 펼치고 싶어도 국회에서 법안 처리를 해주지 않고, 심지어 여당과 정부도 수레의 두 바퀴처럼 원활하게 같이 굴러가지 않고 삐걱거렸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차라리 하고 싶은 정책들을 여야가 확 밀어주고 결과를 비난한다면 여한이라도 없겠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답답한 심정이 이해가 가는 대목이었는데요, 그럼에도 아쉬운 점은, 대통령이 최상의 해법이라고 생각한 법안들을 야당이 왜 반대하고 여당이 왜 제대로 지원해주지 않았는지에 대한 답을 주로 나와 남 양면이 아닌 한 쪽면에서 찾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박 대통령이 바라보는 선거 민심은 식물 국회로 불리게 된 양당 체제를 바꾸기 위한 3당 체제의 선택이었고, 국회에 대한 변화의 바람이었던 겁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이번 간담회를 기점으로 소통의 강화를 기대할 수 있는 많은 이야기들을 했습니다.

"더 국민 속으로 들어가도록 노력하겠다, 민생 살리기 부분에서 더욱 국회와 협력해 나가겠다, 어떻게든지 서로 만나 대화하고 타협하고 협의하겠다"는 약속을 했을 뿐 아니라, 3당 대표 회동 정례화나 사안별 여·야·정 협의체 조성 등 구체적 방안까지 제시했습니다.

'시작'에 대한 속담은 그 스펙트럼이 참 넓습니다. '시작이 반'이라며 시작의 의미를 극대화한 말이 있는가 하면 '첫술에 배부르랴' 처럼 시작에 너무 큰 기대를 걸지 말라는 말도 있죠.

4·13 총선거 이후 대통령이 보여준 첫 소통의 행보도 그 모든 시작과 마찬가지로 앞으로 줄줄이 이어질 무언가에 대한 희망과 차분하게 지켜봐야겠다는 경계심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 [취재파일] '3년 만의 130분'…대통령의 소통에 쏠린 기대와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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