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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농촌의 '살인 도구'…농약 보관함 보급

<앵커>

농촌에서는 노인들이 농약을 마시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충청남도가 농가에 잠금장치가 있는 농약 보관함을 보급해 자살 수단으로서의 농약과 거리두기에 나섰습니다.

강진원 기자입니다.

<기자>

얼마 전 부여의 한 마을에서 농약이 든 두유를 마시고 3명이 쓰러졌습니다.

메소밀이라는 농약인데 독성이 워낙 강해 겨우 한두 모금에 목숨을 잃을 뻔했습니다.

[피해자 : (농약 두유를) 먹고 나서 2,3분 만에 쓰러졌죠. 언니가 차로 와보니까 이미 쓰러져있어서….]

농약은 구하기 쉬워 농촌에서는 자살이나 살인도구로 이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난 2014년 기준 충남 자살자 746명 중 농약 음독자는 17.3%인 129명, 이 가운데 60세 이상은 97명으로 75%를 차지했습니다.

사정이 이렇자 충남도가 자살예방협회 등 관련 기관의 도움을 받아 보령시를 시작으로 농약 안전 보관함 보급에 나섰습니다.

농약 자살이 충동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 만큼 잠금장치가 있는 보관함을 집집마다 설치해 농약이 근처에 보이지 않게 하면서 일단 생각할 시간을 주자는 취지입니다.

[김동일/보령시장 : 농약 안전 보관함을 설치하면 우선 열쇠로 열어야 하고 다시 꺼내야 하고, 그러다 보면 그동안 새로은 생각을 다시 하게 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농민들도 농약 보관함이 손쉬운 자살을 막는데 도움이 될 걸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채종성/보령시 주포면 : 마음이 안 좋을 때는 (농약을) 마셔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는데 여기다 넣어 놓으니까 안전성이 있고 그런 마음도 덜 할 것 같아요.]

충청남도는 올해 66개 마을에 1,700여 개의 농약 안전 보관함을 설치하는 한편 적정한 활용과 열쇠 보관 상태 등도 모니터링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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