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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25년이나 억울하게 옥살이한 남성…그 기막힌 사연

[월드리포트] 25년이나 억울하게 옥살이한 남성…그 기막힌 사연
지난 1991년, 미국 인디애나주 게리에 사는 대럴 핀킨스는 길 가던 여성을 성폭행 한 혐의로 징역형이 선고돼 수감됐습니다. 그의 형량은 무려 120년, 죽을 때까지 차디찬 감옥에서 지내야 했던 그는 오늘 극적으로 풀려났습니다.

그가 범인이 아니라는 것이 확인된 것인데, 이미 25년이나 억울한 옥살이를 해야 했습니다. 도대체 그가 저질렀다는 범죄가 얼마나 무거웠길래 120년 형을 선고 받았고, 또 어떻게 해서 그의 무죄가 밝혀진 것일까요? 그 기막힌 사연을 전해드리려 합니다.
1989년 12월, 해먼드에 사는 27살 여성은 친구 집에서 집으로 귀가하기 위해 운전하던 중이었습니다. 한적한 도로를 지나고 있었는데 갑자기 뒤에서 누가 차를 들이받았습니다. 이 여성이 차에서 내려 살펴 보려는 순간 여성의 차를 들이받은 차에서 2명의 남성이 내리더니 그녀를 다짜고짜 붙들어 그들의 차로 끌고 갔습니다. 그 차에 타고 있던 남성 5명은 그녀를 2시간에 걸쳐 무자비하게 성폭행했습니다.
 
이 여성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여성이 진술하는 인상착의를 토대로 범인들을 찾아 나섰습니다. 바로 그때 체포된 남성이 핀킨스였습니다. 핀킨스와 변호사는 사건이 일어났을 당시에 집에서 아내와 자고 있었다고 항변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핀킨스의 변호사는 여성이 성폭행 당했던 당시 매우 취한 상태였기 때문에 사람을 잘못 봤다고 주장했지만 이 역시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럼 콕 2잔과 약간의 맥주 그리고 피자를 먹었다고 여성은 말했지만 그 정도가 사람을 분간 못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재판에서도 여성이 당시 취해서 사람을 잘 분간하지 못할 정도인지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배심원단은 3주에 걸친 재판을 지켜본 뒤 15시간 동안 숙고 끝에 핀킨스의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사건 발생 2년만인 1991년, 당시 나이는 38살이었던 핀킨스에게 120년의 징역형이 선고됐고 그는 구속됐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2000년, 핀킨스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몇몇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핀킨스 석방 운동이 시작됐습니다. 무고한 혐의로 옥살이하는 사람들의 석방 운동을 벌이는 시민단체들도 가세했습니다. 이들은 당시 재판 기록 등을 세밀하게 조사해 피해 여성의 몸에서 핀킨스의 DNA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할 새로운 증거를 찾아냈습니다.  
 
핀킨스 사건은 True Allele라고 불리는 DNA 분석 기법이 처음 사용돼 무죄를 입증한 사건이었습니다. 이 새로운 기법은 DNA 분석의 정밀도를 높인 것으로 미국 전역에서 많은 형사 사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새로운 기법에 의해 입증된 증거들을 접한 검사들도 어찌할 도리 없이 핀킨스의 무죄를 인정할 수 밖에 없었고, 그를 석방하는데 동의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38살에 구금돼 25년을 옥살이하고 석방된 핀킨스는 머리가 반백이 된 64살의 노년 남성이 돼 있었습니다. 그가 무죄를 인정받아 석방되던 날, 많은 사람들이 그의 석방을 축하했습니다. 그 사람들 가운데 부인과 함께 서 있는 건장한 청년이 있었으니 바로 25살된 핀킨스의 아들이었습니다. 핀킨스가 구속되던 날까지 엄마 배 속에 있었던 아들은 25년이나 억울하게 옥살이하고 자유의 몸이 된 아버지 핀킨스를 뜨겁게 안았습니다.

* 사진 출처 = CNN NEWS SOUR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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