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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마라톤 참가 싱가포르 여성 "대북제재 위기감 못느껴"


"대북 제재에 따른 불안감이나 위기감 같은 건 전혀 느낄 수 없었다. 벚꽃과 개나리가 만개한 평양 거리는 평화로웠고 사람들의 표정도 밝았다"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 제재가 진행중인 지난 10일 북한 평양에서 열린 마라톤대회에 참가했던 싱가포르 여성 옹 완(39)씨는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처음 방문한 평양에 대한 느낌을 이렇게 전했습니다.

옹씨는 친오빠와 함께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해, 10일 '5월 1일 경기장'에서 열린 만경대상 국제마라톤(일명 평양마라톤) 10㎞ 부문에 참가했습니다.

이 대회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새로운 대북 제재를 결의한 이후 가장 많은 외국인(1천여명 추정)이 참여한 북한 내 행사입니다.

그는 한국에서 유학했고 싱가포르에서 한국어학원을 운영할 정도로 한국어 능력이 뛰어나, 이번 평양 방문 기간 동행한 외국인들을 위해 통역 역할도 했습니다.

옹씨는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 제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마라톤대회가 열렸지만, 외국인 관광객에게 공개된 평양 시내에서는 위기감이나 불안감과는 전혀 거리가 멀었다"고 상황을 전했습니다.

그는 마라톤대회 이외의 시간에 둘러본 만수대와 인근 분수공원, 벚꽃과 개나리가 만개한 평양 시내 도로, 지하철역 등의 풍경은 평화로웠고, 주민들의 표정도 대체로 밝아 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 "북한에 가기 전에 금지행위에 대한 장황한 설명을 들었고 실제로 가이드 없이는 개별 행동도 불가능했지만, 통제가 그렇게 심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그는 상점에 내걸린 간판에 고유 명칭이 없고, 지하철역 벽면 등에 광고판이 아닌 체제 선전용 벽화와 선전물이 걸려 있는 것을 보고 다른 세계에 와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옹씨는 이 밖에도 평양 순안공항의 카페에서 '스키니 라테'(skinny latte, 저지방 밀크커피)를 판매한다는 것이 의외였다면서 "싱가포르에서도 저지방 우유를 넣은 커피를 팔지 않는 카페들이 많은데, 평양 공항에서는 저지방 우유를 넣어줄 수 있는지를 묻자 긍정적인 답변이 돌아와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또 옹씨의 오빠가 평양 방문 기념으로 김정은 스타일의 이발을 했는데, 요금이 일반 스타일의 2배인 64위안(약 1만1천300원)이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19일, 공책 공장을 시찰 중인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비서
그는 "북한이 김정은의 머리 모양을 주민에게 강요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는데, 그건 사실이 아니었다"며 "여성 이발 봉사원은 오빠가 김정은식 머리 모양을 주문한 4번째 손님이라고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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