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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 보고 불편" 장애인도 외면하는 저상버스

<앵커>

장애인이 쉽게 타고 내릴 수 있게 만든 저상버스 종종 보셨죠? 그런데 불편한 점이 많아서 정작 장애인마저 저상버스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류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죽겠네, 어떡하나.]

저상버스에서 내린 뇌병변 1급 장애인이 다급해졌습니다.

자동 발판이 인도까지 닿지 않아 차도에 내린 겁니다.

인도의 높은 턱을 넘지 못해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몇 분간 이어집니다.

승객들의 도움으로 다시 버스에 오른 뒤 정류장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내려야 했습니다.

[버스 기사 : 공간이 안 돼서 (그랬어요.) 다른 곳에 가서 하차해 드리려고요.]

정류장에 불법 주차한 차들이 있으면 저상버스가 제 위치에 설 수 없어 휠체어가 타고 내릴 수도 없습니다.

[임상욱/한국장애인연맹 조직국장 : 간혹가다 있어요. 한 정거장을 더 가서 하차하는 때도 있고요.]

휠체어를 보자마자 그냥 지나치는 버스도 있습니다.

[버스 기사 : (지금 왜 못 타는 거예요?) 리프트가 안 돼요. (언제부터 고장 났는데요?) 오다가 좀. 다음 차 금방 와요.]

장애인은 다음 버스 탑승도 포기했습니다.

[진짜 고장이 났을 수도 있고, 기사님이 작동법을 잘 몰라서 그럴 때도 있어요.]

장애인석에 앉은 비장애인 때문에 도리어 눈치를 볼 때도 있습니다.

[고장 났어. 이거 원래 이러면 안 되는데.]

[어어, 조심하세요. 조심하세요.]

[최혜영/척수장애인협회 센터장 : 내가 이렇게까지 눈치를 받으면서 이용해야 하나? 하는 느낌이 들거든요.]

국내 저상버스 비율은 20%로 정부 목표의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

이용 불편과 시민의식 부족, 정부의 무관심 때문에 저상버스가 장애인들로부터 외면받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최진화, VJ : 신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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