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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찾아왔어요"…DNA키트 들고 한국 찾은 입양인들

해외로 입양된 한국계 혼혈인들이 유전자(DNA) 검사를 통해 자신의 '뿌리'를 찾겠다며 조국을 찾아왔다.

이들의 소식이 알려지자 자녀를 입양 보낸 일부 부모들의 DNA 검사 문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실제로 검사를 받은 사람은 많지 않은 상황이다.

18일 해외 입양인을 돕는 단체 '뿌리의 집'과 미국 국적의 한국계 혼혈입양인 모임 '325KAMRA'에 따르면 325KAMRA 대표단인 새라 새비다키스 씨와 캐서린 김씨는 이달 3일 DNA 검사 키트 300개를 들고입국했다.

해외로 자녀를 입양 보낸 한국인 부모의 DNA 정보를 모아 미국에 있는 입양인과 한국의 친부모가 서로를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325KAMRA는 이미 미국에서 이 방법으로 일부 입양인의 친부모를 찾아준 적이 있다.

미국에서 살아온 입양인들과 자녀를 입양 보낸 이후 미국으로 이민을 간 부모가 DNA 매칭을 통해 재회한 것이다.

미국은 한국보다 DNA 검사가 좀 더 일반화했고 민간 DNA 은행 등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러나 한국에는 DNA 검사를 받는 경우가 드물고, 데이터베이스도 거의 없다시피 해 이들이 직접 DNA 표본을 채취해 이를 미국 업체에 맡겨 입양인의 부모를 찾을 계획이다.

이들의 소식이 알려지면서 최근 서울을 비롯해 부산과 경북 문경, 경남 거제, 전남 목포 등 각지에서 아이를 입양보낸 부모들이 찾아오기도 했다고 한다.

'뿌리의 집' 원장인 김도현 목사는 "15일에는 평택에서 아내와 사별하고 뇌경색으로 혼자 누운 80대 노인이 꼭 DNA 검사를 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며 "건강 때문에 서울에 올 수가 없다고 해 직접 찾아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부산에서도 형편상 서울에 올 수 없는 부모 셋이 있어 그곳도 찾아갈 계획이다.

이런 노력에도 지금까지 DNA 검사를 받은 사람은 아직 20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캐서린 김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좀 더 많은 사람에게 (DNA 검사 사실을) 알릴 수 있다면 사람들이 (친부모 등) 생물학적 가족을 만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제로 김씨는 미국에서 DNA 검사를 통해 자신의 친아버지 쪽 친척을 찾는 데 성공한 적이 있다.

325KAMRA 대표단은 일단 미국으로 돌아가지만, '뿌리의 집'이 이들이 가져온 DNA 키트를 이용해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사이 무료 DNA 검사를 할 계획이다.

DNA 검사는 입양인 출신 작가로 한국에서 사는 제인 정 트렌카 씨의 도움을 받아 이뤄진다고 '뿌리의 집'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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