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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회피 폭로 진원지 모색 폰세카, 국제 탈세범죄 '온상'

유르겐 모색·라몬 폰섹카 1986년 공동설립…유령회사 설립으로 돈벌이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4일(현지시간) 공개한 세계 저명 인사들의 조세회피 문건 유출의 진원지인 모색 폰세카(Mossack Fonseca)는 파나마의 최대 로펌이다.

지난 1986년 설립된 이 회사는 파나마 수도 파나마시티에 본사가 있으며, 전 세계 42개국의 해외 사무소에 직원 600여 명을 두고 있다. 설립자는 유르겐 모색과 라몬 폰섹카다.

유르겐 모색은 1948년 독일에서 태어나 가족과 함께 파나마로 이주했으며, 파나마서 법학 학위를 땄다. ICIJ에 따르면 모색의 아버지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친 친위대(SS)로 활동했으며,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첩자로도 '암약'했다.

다른 설립자인 라몬 폰섹카는 1952년 태어났으며 모색과 마찬가지로 파나마에서 법학 학위를 취득했다. 폰섹카는 영국 런던 정경대학에서 공부했으며, 언론 인터뷰를 통해 성직자가 되는 것을 고민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폰섹카는 모색과 합병하기 전에 조그만 기업을 운영했다. 두 사람은 합병 이후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사무소를 개소하면서 역외 조세 회피 사업을 시작했다.

이번에 폭로된 문건에서 모색 폰세카의 고객사 중 절반이 넘는 11만3천 개 기업이 버진 아일랜드에서 돈세탁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색 폰세카는 이후 태평양에 있는 뉴질랜드령 니우에 섬에도 사무소를 개설했다.

이 회사는 2001년까지 니우에 섬에서 이른바 유령회사인 셸 컴퍼니(shell companies) 설립으로 많은 돈을 벌었으며, 이는 니우에 섬의 연간 예산 가운데 80%를 차지했을 정도였다.

셸 컴퍼니란 자산이나 사업활동이 없는 명의 뿐인, 말 그대로 껍데기만 있는 회사로, 돈의 실제 소유주가 드러나지 않아 '검은 돈'의 세탁 수법으로 활용된다.

모색 폰세카는 조세 회피를 위해 유력 정치인이나 스포츠 스타, 연예계 스타 등에게 비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비밀을 철저히 지키는 것으로 은밀히 입소문이 나는 등 국제 탈세 범죄의 '온상' 역할을 해왔다.

특히, 북한을 포함한 악명높은 독재 정권들과, 해당 정권을 지원해 국제사회의 제재 대상에 오른 기업 및 개인들도 이 회사를 통해 상당한 이익을 챙겼다는 정황도 공개됐다.

실제 이번에 유출된 문건에는 북한, 이란, 짐바브웨, 시리아 또는 헤즈볼라와 거래해 국제사회의 제재를 부과받은 23개 법인·개인이 모색 폰세카의 고객으로 드러났다.

폰세카는 "많은 부자 고객과 관련한 조세회피 문건의 폭로는 중대 범죄"라며 "특정 국가들이 경쟁력을 갖춰 기업들로부터 인기가 많은 우리를 싫어하기 때문에 이런 행위는 파나마에 대한 공격"이라고 AFP통신을 통해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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