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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부작침] 선거 저울'40대→60대이상'…사상 첫 국민 80% 투표권

20대 총선 선거인수 지역별·성별·세대별 분석

2주 앞으로 다가온 20대 총선에 투표권을 가진 ‘선거인수’가 확정됐다. 한 표를 행사할 수있는 유권자 명단이 최종 확정된 것이다. 19대 총선 대비 선거인수가 180만 명 늘어났고, 세대별 증감이 달라지면서 4년 전과 다른 선거지형이 만들어졌다.

사상 처음으로 전체 국민 중 80% 이상에게 투표권이 생겼다. 또 19대 총선 당시 40대 비중이 가장 컸지만, 20대 총선에서는 ‘60대 이상’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20대 총선 서울대예언]기사에서 보도했듯 ‘젊은층은 많이 줄고, 노년층은 더 많이 늘어난 것’이다.  SBS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은 20대 총선 선거인수를 17개 광역지자체별로 확보해 19대 총선 대비 달라진 선거지형을 분석했다.

● 사상 첫 '인구수 대비 선거인수 80%' 돌파…참정권 확대?

20대 총선 선거인수는 모두 4천2백6만 명으로, 지난 2012년 실시된 19대 총선(4천20만명) 대비 185만여 명 늘어난 것이다. 전체 인구(2016년 2월 기준) 5천155만 명으로, 이중 선거인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81.6%다. 즉, 국민 100명 중 81명 이상에게 투표권이 있는 것으로, 사상 처음으로 인구수 대비 선거인수 비율이 80%를 넘은 것이다.

19대 총선(79%)보다 2%P이상 증가했고, 제헌국회(1948) 당시 인구대비 선거인수 비중은 40%에 불과했는데 두 배 이상 상승한 것이다. 전체 국민 중 투표권을 가진 시민 비중이 늘었다는 점에서 참정권확대로 볼 수도 있지만, 투표 가능 연령을 낮추는 정책적 결정이 아니라 저출산과 평균 수명 증가에 따른 노령화가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 '줄어든 젊은층 더 늘어난 노년층'…달라진 선거지형

전체 선거인수는 늘었지만, 세대별로 파악해보면 증감 양상이 달랐다. 19대 총선 대비  2,30대(19세 포함/이하 젊은층)에서 61만 명이 줄었고, 60대 이상(이하 노년층)에선 167만명이 늘었다. 젊은층은 줄고, 노년층은 더 많이 늘어난 것이다.

세대별로 파악해보면, 젊은층에선 20대 선거인수가 670만 명으로 19대 총선 대비 4만여 명 늘었지만, 투표가능 최소연령인 19세가 67만 명으로 4만8천여 명이 줄었다. 특히 30대가 4년 전에 비해 60만여 명이 대폭 감소하면서 761만 명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젊은층(19세 포함 2,30대)’ 선거인수는 전체적으로 감소했다. 40대 선거인수는 19대 총선 대비 1만6천여명 늘어난 884만여 명, 50대는 77만9천여 명 늘어난 837만 명이다. 전 세대에서 가장 많은 증가폭을 보인 건 60대 이상으로 19대 총선 대비 167만여 명 늘어난 984만 명으로 집계됐다.

● '40대->60대 이상'…선거당락 열쇠 쥔 노년층?

세대별 선거인수에 증감폭이 생기면서 비중도 크게 달라졌다. 19대 총선 당시 선거인 비중은 40대가 22%, 60대 이상 20%, 30대 20%, 50대 18.9%를 차지하는 등 40대가 가장 많은 표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4년 뒤인 20대 총선에선 ‘60대 이상’이 23.4%로 가장 비중이 커졌다. 다음으로 40대가 21%, 50대가 19.9%, 30대 18.1% 순이다. 전 세대별 비중으로 봤을 때 19대 총선 대비 20대 선거인수 비중에서 19세~40대 낮아졌고, '5,60대 이상' 비중은 대폭 높아졌다.

특히 19세~30대 선거인 비중이 19대 총선(38.8%)에 비해 20대 총선에선 35.7%로 감소한 반면 5,60대 비중이 같은 기간 39.2%에서 45.3%로 6%P이상 증가한 것으로, 선거에 가장 많은 영향력을 행사할 세대가 '5,60대 이상'으로 바뀌었다고 해석가능하다.

이 같은 세대 변화는 이번 선거에서 중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연령대별로 지지성향이 다른 '세대별 투표'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으로 젊은층은 진보, 노년층으로 갈수록 보수쪽 투표 성향을 보인다는 뜻이다.

김민전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세대별 경험, 교육,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투표 성향도 다르게 표현된다"며 "노년층 비중이 증가하면서 세대 효과 측면에서 그동안 야권이 불리했는데, 이를 해소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에서 우향우하고 있는 거 아니겠냐"고 밝혔다.

● '전국 노년층 비중 압도적 1등'…예외 세종시

SBS마부작침팀은 전국을 17개 시도로 나눠 각 지역별 선거인 구성 변화도 분석했다. 19대 총선 대비  '60대 이상'이 높아지면서, 각 지역별 선거인 중 최대 비중을 차지하는 세대에도 변화가 생겼다. 

19대 총선에서 각 지역별 표심의 중심은 '40대' 또는 '60대 이상'이었다. 17개 지역 중 8곳은 40대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60대 비중이 가장 컸던 곳은 8곳이었다. 나머지 한 곳은 서울로 드물게 '30대' 비중이 가장 높았다. 40대 비중이 가장 높았던 지역은 8곳으로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울산, 경기, 경남 ,제주였다. 그러나 20대 총선에서 5곳(인천,광주,대전,울산,경기)으로 줄었다.

반면, 19대 총선 당시 60대 이상 비중이 가장 높았던 지역은 부산, 세종, 강원,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북이었는데, 20대 총선에선 11곳(서울,부산,대구,강원,충북,충남,전북,전남,경북,경남,제주)이 됐다. 추가된 곳 중 대구, 경남, 제주 3곳은 19대 총선 당시 40대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이었지만, 4년 만에 '60대 이상'으로 저울추가 기울어진 셈이다. 19대 총선 당시 전국에서 유일하게 '30대'가 최대 비중(21.8%)을 차지했던 서울은 드라마틱한 변화를 겼었다. 20대 총선에선 60대 이상(22.4%)이 세대 구성 1등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전체 선거인수는 물론, 각 지역에서도 무게 중심이 노년층으로 옮겨지는 사이, 반대로 이동한 곳이 있다. 바로 '세종특별자치시'다. 19대 총선 당시 60대 이상이 27.2%로 세대별 구성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20대 총선에선 30대가 25%로 19대 총선 대비 7%P나 높아졌다. 30대 선거인수가 1만4천9백여 명에서 4만1천9백여 명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나면서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로 꼽히게 됐다.

특히 세종시는 '19세~30대' 선거인수가 '50~60대 이상' 선거인수보다 많은 유일한 곳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노령화 대세를 역행하며 연소화된 것이다. 이에 대해 세종시청 관계자는 "지난 4년 간 젊은층 유입인구가 크게 늘었다"며 "중앙부처 공무원과 국책연구소 직원들의 세종시 전입이 크게 늘었는데, 주로 30대 또는 40대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부처 공무원 중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기존에 살던 곳을 떠나지 않고 , 젊은 사람들은 아예 가족을 데리고 세종시로 내려오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전국에서 평균 연령이 가장 낮은 곳이 됐다"고 덧붙였다. 세종시 국회의원 선거 결과는 '30대 공무원'의 선택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 20대 총선도 '여성 선거인수>남성 선거인수'

선거인수를 성별로 살펴보면 19대 총선과 마찬가지로 여성 비중이 크다. 19대 총선 당시 여성 선거인수는 2천34만여명, 남성 선거인수는 1천984만여명으로 '50.6(여) : 49.4(남)'의 비율이었다. 20대 총선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여성 선거인수는 4천206만여명, 남성 선거인수는 4천18만여 명으로, 비중으로 봤을 땐 여성이 50.46%, 남성이 49.54%였다. 19대 총선 대비 남녀 비중 차이가 1.26%P에서 0.93%P로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여성 선거인수가 많았다. 

지역별로 살펴봤을 때 19대 총선에서 울산, 세종, 충남 세 지역이 남성 선거인수 비중이 여성보다 0.05%P~1.56%P 정도 높았다. 나머지 14 곳은 여성 우위 지역이었다. 하지만 20대 총선에선 세종시의 경우 '남성'에서 '여성 우위'로 변했고, 반면 강원과 충북 2곳은 '여성 우위'에서 '남성 우위' 지역으로 변했다.

20대 총선에서 남성 비중이 높은 지역은 강원, 충북, 울산, 충남 4곳으로 여성 비중 보다 0.11%P~2.64%P 정도 높았다. 특히 울산의 경우 19대 총선 보다 남성 우위가 심화되면서 여성(48.68%)과 남성 비중(51.32%)차가 2.64%P로 벌어졌다.

남녀 간 비중 차가 가장 심한 지역으론 서울이 꼽혔다. 20대 총선에서 서울 여성 선거인수는 431만 명(51.33%), 남성 선거인수는 409만 명(48.67%)으로 여성이 많았고, 남녀 비중 격차가 전국에서 제일 높은 2.67%P로 기록돼 울산과 대비를 이뤘다.

총선에서 선거인 구성은 중요한 변수라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노년층 선거인이 많은 지역에선 여권이 유리할 수 있고, 젊은층이 많은 지역에선 야권이 유리하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세대별 투표 효과가 우리나라에선 유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거엔 선거인 구성 외에도 수많은 변수가 존재한다. 그 변수가 경제가 될 수도, 인물이 될 수도, 복지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투표율일 수도 있다. 어떤 세대가 얼마나 투표권을 행사하는지에 따라 세대 효과는 달라질 수 있다.

권지윤 기자 (legend8169@sbs.co.kr)
박원경 기자 (seagull@sbs.co.kr)
분석: 한창진·안혜민(인턴)
디자인/개발: 임송이

※ 마부작침(磨斧作針) :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뜻으로, 방대한 데이터와 정보 속에서 송곳 같은 팩트를 찾는 저널리즘을 지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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