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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청부살해 피해자 가족이 14년간 담아뒀던 이야기

14년 전, 여대생이던 고 하지혜 씨가 영남제분 회장의 아내, 윤길자 씨에 의해 억울하게 청부 살해됐습니다.

가족들은 시간이 흘러 지난겨울이 되어서야 지혜 씨의 사망 신고를 하고 첫 제사를 지냈는데요, 그로부터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지혜 씨 어머니마저 먼저 세상을 떠난 딸의 곁으로 갔습니다.

사랑하는 딸을 잃은 슬픔도 모자라 딸의 목숨을 앗아간 죄인이 제대로 된 법의 심판을 받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유가족들을 두 번, 세 번 울린 겁니다. 박하정 기자의 취재파일입니다.

[하진영/고 하지혜 씨 오빠 : 법의 단죄만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이겨낼 수 있을 거라 생각이 드는데, 그것마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남아 있는 사람들은 도저히 버텨나갈 희망이 없게 되거든요.]

어머니가 숨진 채 발견된 날 유족들로부터 우연히 듣게 됐습니다. 조카와 지인을 시켜 지혜 씨를 살해한 윤길자 씨가 시설 좋기로 유명한 화성 직업훈련교도소에서 지낸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윤길자 씨는 혐의를 인정받고 감형 없는 무기징역형을 확정받았지만, 복역 중에 가짜 진단서를 꾸며 형 집행 정지 결정을 받고 병원에서 6년 동안이나 편하게 수감 생활을 한 뒤, 다시 수감됐는데도 창업이나 취업을 통해 새 삶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직업 훈련교도소에서 머무르고 있었던 겁니다.

특히, 화성 직업훈련교도소는 지난해 교정의 날을 기념해 법무부가 취재진들에게 시설 일부를 공개하기도 했던 곳입니다.

하지만 어떻게, 그리고 정확히 언제부터 그곳에 가게 됐는지를 묻자 교정본부와 법무부는 절차상의 문제가 없었다고만 답할 뿐 수형 기간 중 윤길자 씨의 등급이나 점수가 어떠했는지는 알려줄 수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그리고는 보도가 나간 뒤, 홈페이지의 소개 글을 살짝 수정했습니다. "최신 교정시설로서 전체 수용 동에 난방시설을 갖춰 쾌적한 환경을 조성했다"던 자랑을 지우고, 대신 "전국에서 선발된 직업훈련 수용자와 재판이 진행 중인 미결 수용자 및 일반 형 확정 수형자를 수용하고 있다"는 문구로 대체해서 꼭 모범수나 직업훈련을 받는 사람들만 모이는 곳이 아니라는 점을 새롭게 강조한 겁니다.

고 하지혜 씨의 오빠 진영 씨는 이 나라의 정의는 죽었다는 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인 데 이어, 거리에서 시민들의 서명을 받아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습니다.

▶ [취재파일] 14년 동안 故 하지혜 씨 가족이 하고 싶었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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