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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헬로 베이징…베이징에서 나를 반긴 것들

[월드리포트] 헬로 베이징…베이징에서 나를 반긴 것들
새로 중국 베이징 특파원으로 부임해 인사드립니다. 늦게 나온 비자 때문에 지난 목요일 밤 야반도주하듯 중국에 온 뒤 정신없이 이틀을 보내고 이제야 정신을 좀 차렸습니다.

2008년 연수를 마친 뒤에 8년 만에 다시 찾은 베이징에서 저를 반긴 것은 크게 3가지입니다. '더 나빠진 공기, 훌쩍 오른 물가, 한류의 힘!'

#1. 공기

제가 도착한 3월 17일(목요일) 베이징 등 중국 수도권 지역 일대에는 스모그 황색경보가 내려졌습니다. 베이징시 당국은 베이징 일대의 PM 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 먼지) 농도가 345㎍/㎥을 기록했다며, 17일 오후 2시를 기해 황색경보(3급)을 발령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 PM 2.5 기준치(24시간 평균 25㎍/㎥)의 14배에 육박하는 수치입니다.

밤이 되자 대기는 더 나빠졌습니다. (집안 거실 공기청정기에 미세먼지농도가 999㎍/㎥로 표시됐다고 말하는 분도 있더군요. 물론 공기청정기의 측정기가 오작동을 일으켰을 것입니다. 측정기가 최대로 표시할 수 있는 미세먼지농도는 세자리, 즉 999입니다 )

놀라운 것은 디젤 버스 배기구에 계속 코를 대고 있는 것처럼 쩔쩔매는 저와 달리 베이징 시민들은 마스크조차 쓴 사람이 거의 없이 평범한 일상을 보낸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공항 게이트의 금연 팻말 밑에서 공안원(경찰)이 한가로이 담배를 피우고 있기에 저도 같이 한 대 피우며 물어봤더니, 베이징시민들은 이 정도 경보에는 마스크를 잘 쓰지 않는다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최소한 적색경보 정도는 내려져야 하나둘씩 마스크를 쓰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2. 훌쩍 오른 물가

베이징의 물가수준은 이미 서울의 물가수준을 넘어섰습니다.

중국의 1인당 GDP는 2015년 기준 8,154달러입니다. 처음으로 3천 달러를 넘었다고 좋아했던 2008년보다 3배 가까이 많아졌습니다. 그러나 이 1인당 GDP는 세계 2위의 중국전체 GDP 11조2,119억 달러를 중국 공식 전체인구 13억7천5백만 명으로 나눈 단순 숫자에 불과합니다. 수 억 명의 극빈층이 포함돼 있습니다. 

베이징, 상하이, 선전, 톈진 같은 대도시의 1인당 GDP는 이미 2만 달러를 넘었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중국판 포브스로 불리는 후룬보고서는 자산규모 10억 달러(약 1조2천억 원) 이상의 중국 억만장자가 568명으로 535명인 미국을 제치고 중국이 세계에서 억만장자가 가장 많은 나라가 됐다고 발표했습니다.

도시별로도 베이징의 억만장자 수는 100명으로 증가해 뉴욕을 처음으로 추월했다고 썼습니다. 중국 최고부자는 왕젠린 다롄 완다그룹 회장으로 260억 달러(약 32조 원)의 자산을 소유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경기둔화와 증시급락에도 중국에선 신규기업공개등을 통한 억만장자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반면 농촌의 절대빈곤인구는 중국정부 공식집계로만 7천만명이나 될 정도로 빈부격차가 심각합니다. 또 자녀가 떠나고 홀로 남겨진 독거노인이나, 돌볼 부모가 없는 어린이도 1억 6천만명이나 됩니다.

이런 빈부격차를 해소해 전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리는 이른바 전면 샤오캉(小康 )사회를 오는 2020년까지 이룬다는 것이 중국정부의 목표입니다.
#3. 한류의 힘

어느 나라나 공무원들은 일반인보다 친절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외국기자 등록을 받는 중국외교부 공무원도, 외국인 거주등록을 받는 경찰서 공무원도 한순간에 미소를 띄고 저를 반기게 만드는 마법의 한마디가 있습니다.

“런닝맨 아시죠? 제가 그 프로그램 만든 방송사에서 왔어요.”

이 한마디에 뻣뻣하게 대하던 공무원들이 득달같이 질문을 퍼부으며 친구가 되고 싶어합니다. “유재석을 실제로 봤느냐? PD하고는 친하냐? 별그대 감독은 중국에 와있다던데 아는 사이냐?” 등등입니다.

나이와 성별을 가리지 않습니다. 한류를 이끄는 SBS의 힘을 외국에서 더 크게 느끼게 됩니다. 저는 한류 프로그램을 만드는 자리에 있지는 않지만 SBS의 일원으로서 정말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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