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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합격자 미리 정해 놓고…이상한 간호사 '공채'

<앵커>

서울의 한 대학병원이 신입 간호사를 채용하는 과정에서 조직적으로 부정을 저지른 의혹이 SBS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미리 정해 놓은 합격자를 뽑으려고 온갖 방법을 동원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강청완 기자가 기동 취재했습니다.

<기자>

규모와 시설 면에서 전국 10위 권에 들어가는 서울 한양대 병원입니다.

2013년에 시험이 치러진 신규 간호사 채용 과정에서 2010년부터 2012년 사이 졸업자 6명이 선발됐습니다.
 
이 가운데 3명은 부정 합격한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SBS가 입수한 합격자 명단과 채점표를 보면, 3명의 서류전형 점수는 다른 합격자들은 물론 서류전형 탈락자들보다도 턱없이 낮았습니다.

그런데 비고란에 시험과는 상관없는 글이 적혀 있습니다.

두 명은 자기소개서 우수, 그리고 한 명은 이 대학 출신이라는 내용입니다.

서류전형에서 떨어진 사람들을 엉뚱한 이유를 갖다 붙여 합격시킨 겁니다.

더 이상한 건 간호사 채용 계획이 발표 직전에 바뀌었다는 겁니다.

100명을 뽑기로 했던 2014년 졸업예정자 인원을 갑자기 60명으로 줄이고, 예정에 없던 2010년에서 2012년 졸업자를 추가했습니다.

[병원 직원 : 이사장으로부터 최종적으로 결재가 난 사항을 임의로 바꾼 것이죠. 나중에 이 부분을 감사팀에서 문제를 삼은 거죠.]

학교 측은 이듬해 감사를 통해 인사팀장 A 씨의 독단적 비리로 결론짓고 A 씨를 해임했습니다.

[한양대병원 관계자 : 관계자에 대한 징계를 해서 이미 종결된 사건으로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병원 측의 주장과는 달리 당시 간호사 채용에 병원 고위층까지 연루된 조직적인 개입이 있었던 정황이 SBS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당시 인사담당자 간 대화가 녹음된 파일에는 병원 고위층이 부정 채용을 지시했다는 의혹이 담겼습니다.

[당시 인사담당자간 대화 녹취 : 부총장님이 000이름 적고, 기획실장님도 아는 사람 있었고, 간호학과 교수님도 "00가 자꾸 여기를 오고 싶어한다"고…]

[당시 인사담당자간 대화 녹취 : (채용에) '융통성을 살리자'고 해서, 지금 내정자가 5~6명이 된 것 같아요.]

면접 전에 면접위원들끼리 미리 말을 맞췄다는 증언도 있습니다.

[당시 면접위원 : (면접) 시작하기 전에 이렇게 뭐 대충 이야기를 하죠. 누구는 누가 소개한 거고 누구는 재단에서 이야기를 한 거고.]

해임된 인사팀장 A 씨는 해고가 부당하다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는데, 노동위원회는 A 씨가 개인적 이득을 취했다는 증거가 없다며 해고가 부당하다고 판정했습니다.

지난해 한 직원이 채용 비리와 은폐 의혹이 있다고 내부고발까지 했지만, 대학 재단과 병원 측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김승태, 영상편집 : 윤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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