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텅텅 빈 현대식 수산시장…"입주 못 해" 거부

<앵커>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이 내일(16일)부터 새로 지은 현대식 건물에서 새롭게 영업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정작 상인들은 이 현대식 건물에선 장사를 할 수 없다며 리모델링을 요구하며 입주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김종원 기자의 생생리포트입니다.

<기자>

45년 전 이곳에서 처음 문을 연 노량진 수산시장이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날, 상인들은 항의집회를 열었습니다.

바로 옆에 지어진 현대식 건물로 옮기지 않겠다는 겁니다.

이주의사를 밝힌 상인은 전체의 40%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내일이면 개장을 하는 현대식 수산시장은 상인들의 영업준비로 한창 바쁩니다.

하지만 이건 일부일 뿐, 많은 상인들이 입주를 거부하고 있어서 이렇게 대부분의 공간은 여전히 텅텅 비어 있습니다.

노량진 수산시장을 운영하는 수업협동조합은 지난 2007년 건물 현대화 사업에 착수했습니다.

지하 2층, 지상 6층짜리 건물을 짓는데 든 돈만 2천억 원이 넘습니다.

하지만 상인들은 현대식 건물의 점포 공간이 너무 비좁다고 주장합니다.

[수산시장 상인 : (현대식 건물에는) 큰 수족관을 못 놓고, 저쪽(전통시장) 거 갖다가 놓으면 공간이 없어서 생선을 잡을 자리가 없어요. 지금 경계선 앞에까지 나오잖아요. 이거 수족관 새로 다 맞춰야 한다고요.] 

복층 구조도 문제입니다.

경매와 도·소매, 활어 보관까지 시장 1층에서 모두 이뤄졌던 기존 구조와 달리, 현대식 건물은 지상, 지하 8개 층에 걸쳐 이런 업무가 나뉘어 이뤄지기 때문에 제대로 영업하기가 어렵다는 점도 상인들이 이주를 거부하는 이윱니다.

[윤종율/수산시장 기능 : (주요 출입구가) 계단식으로 돼 있어서 여기는 그런(손수레)를 끌고 들어오지 못하게 돼 있죠. 마트 기능밖에 할 수 없는, 마트 식으로 지어 놓는 거죠.]

수협 측은 2007년 사업 착수 때부터 상인들과 충분한 논의한 사안이기 때문에 이제 와서 반대하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단 입장입니다.

[김덕호/수협 노량진수산주식회사 과장 : (점포당 면적) 1.5평에 대해서는 이미 2009년도부터 양해각서나 이런 걸 체결을 해서 상인분들도 충분히 인지하고 계시는 상황이거든요.]

기존의 전통시장에서 영업을 계속하는 상인 점포에는 내일부터 전기를 끊고 벌금을 부과하는 등 강력한 제재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상인들은 지금의 전통시장을 리모델링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어서 마찰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김태훈, 영상편집 : 유미라, VJ : 김준호) 

▶ [비디오머그] '응답하라 노량진수산시장' 1화 : 생선들은 노량진으로 간다
▶ [비디오머그] '응답하라 노량진수산시장' 2화 : 살아있는 역사 정말순
▶ [비디오머그] '응답하라 노량진수산시장' 3화 : 셰프 신종혁의 새벽
▶ [비디오머그] '응답하라 노량진수산시장' 4화 : '미자식당'의 비밀
▶ [비디오머그] '응답하라 노량진수산시장' 5화 : 그리운 것들은 사라지는가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