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바탕 소동을 일으켰지만 배치가 확정되면 다시 한번 사드 레이더인 AN/TPY-2의 전자파 논란이 불 붙을 수밖에 없습니다. 사드 배치의 최대 걸림돌입니다. 그래서 외국에는 어떤 곳에 AN/TPY-2가 설치됐는지가 궁금합니다.
미국 텍사스의 포트 블리스,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 사드 포대가 배치돼 있습니다. 포트 블리스와 앤더슨 공군기지엔 당연히 AN/TPY-2의 종말모드가 설치됐습니다. 일본에는 사드 포대는 없지만 AN/TPY-2 전진배치 모드가 들어와 있습니다. 레이더 배치 위치가 확인된 괌과 일본의 AN/TPY-2 위치를 살펴 보겠습니다.
● 해안에 자리 잡은 AN/TPY-2
일본에는 2006년 아오모리현 샤리키(Shariki)의 자위대 방공기지, 그리고 2014년 교토 교가미사키(Kyogamisaki)의 자위대 통신소에 AN/TPY-2 전진배치 모드가 각각 설치됐습니다. 일본은 미국의 미사일 방위체계 MD에 편입돼 있기 때문에 북한 미사일의 상승 단계를 잡아내기 위해 미군이 일본에 AN/TPY-2 전진배치 모드를 운용하는 것입니다.
뒤쪽으로 작은 마을이 있는데 3~4km 떨어져 있습니다. AN/TPY-2가 러시아를 감시한다면 동북방 1km 지점의 해수욕장 쪽으로 빔이 향할 수는 있습니다.
● 지리적 여건이 좋은 괌과 일본…한국은?
일본의 샤리키와 교가미사키 AN/TPY-2는 북한 탄도 미사일을 감시할 경우엔 레이더 빔이 곧바로 바다를 향합니다. 깔끔한 배치 지역입니다. 괌도 마찬가지입니다.
레이더의 사이드 로브 또는 사이드 빔은 메인 빔 방향과 상관없이 사방으로 퍼지는데 샤리키 기지는 북서쪽에 해수욕장이 1km 거리에 있습니다. 사이드 로브의 전자파가 1km 이상 미치지 않는 것인지 의문이 듭니다. 교가미사키는 민간인 거주지역과 1.3km 떨어져 있지만 해발 고도 차이가 있어서 큰 탈은 없을 것 같습니다.
AN/TPY-2 운용 방식을 설명한 미 육군 교범들에서는 안전지대를 100m라고 규정하기도 하고 3.6km로 규정하기도 합니다. 미 육군 교범의 두 가지 잣대가 혼란을 불렀고, 군이 3.6km를 차용했다가 돌연 100m를 들이밀면서 혼란을 키웠습니다.
일본과 괌의 사례를 보건대 AN/TPY-2를 두기 가장 좋은 위치는 북한을 향한 쪽으로 민간인 거주 지역이 없는 곳입니다. 그런 장소는 한반도의 휴전선 이남에서는 찾기 어렵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의 한 레이더 개발자는 “레이더의 사이드 로브는 3km 이상 미치고, 그 범위 안에서는 사람에게도 당연히 영향을 끼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는 “산처럼 높은 곳에 설치하면 해발이 낮은 곳은 전자파로부터 안전하다”고 주장합니다. 사드를 실제로 한국에 배치하게 된다면 어떤 곳에 자리 잡을지 자못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