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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원짜리 저녁식사' 따뜻…돈보다 큰 위로

<앵커>

요즘엔 1천 원짜리 하나로 컵라면 한 개 사먹기도 힘들죠.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용돈 받아 생활하는 대학생들에게는 한 끼 밥값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런데 서울대가 이달 초부터 구내식당의 저녁 식사 가격을 1천 원으로 낮췄습니다.

대학에 등장한 1천 원짜리 만찬, 어떤 의미가 담겨있는지, 손형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오후 5시, 서울대 도서관 옆 학생식당에 긴 줄이 늘어섭니다.

단돈 1천 원의 저녁 식사를 기다리는 학생들입니다.

[서울대 생협 직원 : 천 원짜리 현금으로 사실 분, 이쪽으로 오세요.]

서울대는 이달부터 직영하고 있는 구내식당 7곳 가운데 한 곳에서 1천 원짜리 저녁 식사를 내놓고 있습니다.

가장 큰 장점은 역시 가격입니다.

[최용국/서울대 학생 : 식비가 많이 나가요. 그런데 이런 식으로 학교에서 도와준다고 하니까. 부담도 덜고 생활에서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저렴한 가격에 비해 음식의 질도 나쁘지 않습니다.

[길해찬/서울대 학생 : 메뉴의 질을 봐도 이전에 나오던 것과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에, 상당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체감하는 천 원 식사의 의미는 단돈 1천 원으로 무엇을 사 먹을 수 있는지를 비교해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제 앞에 놓인 떡볶이는 1인분에 3천500원입니다.

편의점 도시락과 같은 가격이고요.

간소하게 먹을 수 있는 빵과 우유도 그 값이 2천 원에 이릅니다.

1천 원으로 한 끼를 해결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결국 1천 원의 저녁 식사가 학생들에게 주는 선물은 착한 가격 그 자체보다는 위로받고, 배려받고 있다는 따뜻함입니다.

[정기현/서울대 학생 : 취업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데, 이런 값싸고 맛있는 식단 때문에 큰 위로가 되는 것 같습니다.]

서울대가 지난해 6월 시작한 1천 원의 아침 식사에 이어 1천 원의 저녁 식사를 이달부터 시작한 이유도 같습니다.

[성낙인/서울대학교 총장 :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이 적어도 서울대학교 다니는 동안에는 의식주 부담 없이,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 취지의 일환입니다.]

학교 입장에선 적자 운영이 불가피합니다.

1천 원짜리 식사의 원가는 쌀밥이 208원, 국 432원, 3가지 반찬 817원으로, 학생들이 내는 1천 원보다 400원이 더 많습니다.

서울대는 1천 원의 저녁으로 예상되는 한 해 운영적자 5억 원을 대학 발전기금에서 충당할 예정입니다.

(영상편집 : 염석근, VJ : 김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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