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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달라진 北 KN-08 탄두…KN-08 또 개량했나

[취재파일] 달라진 北 KN-08 탄두…KN-08 또 개량했나
북한은 지난 9일 김정은 제 1비서가 핵무기 연구소를 방문한 소식을 전하면서 깜짝 놀랄 만한 사진들을 공개했습니다. 탄도미사일 탄두에 넣음직한 핵폭탄처럼 생긴 물체입니다. 얼핏 보면 무도장 조명 같지만 전문가들은 외형상으로는 제법 정밀한 핵폭탄 같다는 평가를 합니다.

그런데 핵폭탄 모양 물체에 압도돼 다른 사진들에는 좀 소홀했습니다. 북한 매체들이 펼쳐놓은 사진들 곳곳에는 사실 유의미한 것들이 널려 있었습니다. 김정은 뒤에 있던 KN-08 단면도에서 KN-08 탄두 모양의 변화가 드러났고, 핵폭탄 같은 물체와 함께 탄두부의 다른 핵심 부품도 나왔습니다.

● 달라진 KN-08 탄두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 뒤에 있는 KN-08 단면도를 고의로 흐릿하게 처리했습니다. 탄두부를 반으로 쪼개 놓은 그림으로, 안에는 핵폭탄 등이 표시돼 있습니다. 먼저 주목할 지점은 탄두부의 실루엣입니다.

KN-08은 2012년 4월 열병식과 작년 10월 열병식에서 제대로 모습을 드러냈는데 이번 단면도의 탄두부는 2012년식 KN-08도 2015년식 KN-08도 아닌 새로운 형태였습니다. 이번 단면도의 탄두부는 2012년식과 비슷해 보이지만 좀 더 두툼해졌습니다. 2015년식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군도 이런 사실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군 관계자는 “탄두부의 변화는 작지만 분명하다”면서도 “북한이 새로운 탄두를 장착한 KN-08을 개발했는지는 불명확하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KN-08을 2015년식에 이어 또 개량했거나, 개량 중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부단히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 폭탄과 함께 꺼내놓은 것의 정체는?
북한 핵 무기 연구소는 핵폭탄 추정 물체와 함께 또 다른 탄두부 핵심부품도 전시했습니다. KN-08 탄두부 단면도에서 핵 폭탄 추정 물체 앞에 있는 부품입니다. 미국의 핵폭탄 마크-7 단면도를 보면 그것의 정체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Trigger Electronics’, 핵 폭탄의 폭발을 일으키는 장치로 보입니다. 핵 분열탄은 핵 분열을 일으키기 위해 별도 폭탄이 내부에서 터져야 하고, 핵 융합탄은 별도 폭탄이 터져 핵 분열이 일어나고 이로 인해 핵 융합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거칩니다.

두 가지 핵폭탄 모두 먼저 강력한 폭발이 있어야 핵의 분열이든 융합이든 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공개한 은색 2층 케이크 모양 물체는 바로 이런 과정을 관장하는 장치로 보입니다. 해외의 한 유력 전문가는 ‘Fuel Cylinder’라고도 주장하고 있습니다.    

● 세상 물정 모르는 경거망동?

통일부 대변인은 어제(11일) 북한의 잇단 핵 위협을 “세상 물정 모르는 경거망동”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또 “국제사회가 강력한 대북제재를 취하고 있는데 이것이 왜 필요한가를 입증하는 사례”라고도 했습니다.

북한의 핵 위협이 경거망동일까요? 세상 물정 모르는 천둥벌거숭이의 불장난일까요? 북한 정권에게 핵은 미국을 상대로 드잡이할 수 있는 절대 무기(Absolute Weapon)입니다. 정권이 붕괴되는 순간까지도 틀어쥐고 안 놓을 신주단지 같은 물건입니다.

북한의 요즘 핵 위협은 세상 물정 모르는 경거망동이라기보다는 노림수가 분명한 포석으로 보입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의 기자회견에서 비핵화와 북미 평화협정을 언급해 놓았으니 앞으로 미국과 벌일 진검 협상에서 북한이 휘두를 기선 제압용 카드 같습니다. 4차 핵 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라는 이미 확정된 카드에 ‘핵 소형화 완성’이라는 살아 움직이는 베일 뒤 카드…

소형화 카드의 진위를 분석해야 협상에서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습니다. 한국군과 미군 정보 파트는 요즘 북한이 공개하는 여러 정보들을 열심히 분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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