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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의 논픽션] 디즈니 움직이는 한인 애니메이터…99% 뚫은 1%

[김지혜의 논픽션] 디즈니 움직이는 한인 애니메이터…99% 뚫은 1%
애니메이션 왕국 디즈니를 움직이는 한국 애니메이터들이 영화의 성공과 함께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 토종 애니메이션 시장은 점점 축소되는 반면, 디즈니와 픽사, 드림웍스를 위시한 미국 애니메이션의 인기는 여전히 뜨겁다. '겨울왕국'과 '인사이드 아웃'이 각각 1,000만과 500만 관객을 돌파했고 올해 개봉한 '굿 다이노', '주토피아' 등도 큰 인기를 얻었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애니메이터들의 활약 또한 두드러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몇 년간 디즈니와 픽사, 드림웍스 등의 히트작엔 한국인 애니메이터의 이름이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디즈니의 김상진 캐릭터 디자인 수퍼바이저가 대표적이다. 어릴 때 색약(적록색맹) 판정을 받고 미술의 꿈을 접은 김상진 감독은 독학으로 디자인을 공부해 37세의 늦은 나이에 디즈니에 입성했다. 20년간 핵심 인력으로 일하며 한국인 최초 디즈니 수석 애니메이터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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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진 감독은 '겨울왕국'의 안나와 엘사의 어린 시절 캐릭터를 비롯해 ‘볼트’ ‘라푼젤’ 등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아온 디즈니 애니메이션 작품에서 주요 캐릭터 디자인을 담당해 왔다. 지난해 '빅 히어로6'의 개봉에 맞춰 내한하기도 했던 김상진 감독은 자신을 캐릭터 디자인 감독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말 그대로 캐릭터를 디자인하는 일을 한다. 모든 애니메이션 영화가 그렇듯 2D 드로잉에서 시작한다. 이것이 CG로 연결되기 전까지가 내 몫이다. 초기 디자인이 CG로 성공적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책임지는 일을 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빅히어로6'에서 디즈니 애니메이션 최초로 한국인 캐릭터 '고고'를 만들었던 과정을 설명하며 캐릭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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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진 애니메이터와 함께 디즈니를 이끌고 있는 최영재 애니메이터의 활약도 눈부시다. 최영재 애니메이터는 한국 브랜드 구두 디자이너로 시작해 애니메이터로 진로를 바꿨다.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세심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라푼젤', '겨울왕국', '주토피아'가 만들어지는 데 큰 공을 세웠다. 이외에도 이현민, 김시윤 애니메이터도 디즈니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최영재 애니메이터에 따르면 디즈니 스튜디오 전체 인원 1,000명 중 한국인은 1%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핵심 인력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한국 스태프 특유의 근면함과 성실함 때문"이라고 전했다.

픽사의 김재형 애니메이터도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의사 출신인 김재형 애니메이터는 2003년 뒤늦게 미국으로 넘어가 애니메이션 공부를 시작했다.

2006년 픽사에 입사에 ‘라따뚜이’, ‘업’, ‘몬스터 대학교’, ‘토이 스토리’ 시리즈 등에 애니메이터로 활약했다. 지난해 '인사이드 아웃', '굿 다이노'에 참여해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 냈다. 

이들 대부분은 한국에서 시작해 애니메이션 강국인 미국 주류 시장에 진출했다. 한국 애니메이션의 침체 속에서 우수한 인력이 해외에서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그야말로 디즈니, 나아가 할리우드를 움직이는 '금손'이라고 할 수 있다. 
       

(SBS funE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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