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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레이디서 이젠 대통령'…페루서 '부녀' 대통령 탄생하나

페루에서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부녀' 대통령이 탄생할 가능성이 한층 커지고 있습니다.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딸로 대권 재도전에 나선 우파 민중권력당 대표인 게이코 후지모리 후보가 다음 달 초 치러질 대선에서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습니다.

대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게이코의 당선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는 것은 유력 대선 경쟁 주자의 낙마 때문입니다.

페루 선거관리위원회는 현지시간 어제 페루국민당 소속 훌리오 구스만 후보에 대해 내린 종전의 출마 금지 결정을 유지했습니다.

선관위원 5명 가운데 3명이 출마 금지 결정에 찬성했습니다.

선관위는 페루국민당이 구스만을 대선 후보로 선출하는 과정에 충분한 사전 공지 없이 총회를 소집한 뒤 당규를 개정하는 등 문제점이 드러남에 따라 종전의 출마 금지 결정을 재확인했습니다.

구스만은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34.6%의 지지율 1위 자리를 유지한 게이코 후지모리에 이어 16.6%의 지지율을 기록해 결선 투표에 오를 것으로 예상돼 왔습니다.

유력한 경쟁자의 낙마로 향후 대선 구도가 게이코에 유리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게이코 후지모리가 아버지의 뒤를 이어 대통령으로 당선된다면 박근혜 대통령과 여러 면에서 닮은 꼴로 평가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1990년부터 10년간 집권했던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딸인 게이코는 94년 8월 대통령이던 아버지가 어머니와 이혼하자 어머니 대신 19세의 나이에 페루의 퍼스트 레이디가 됐고, 이후 아버지가 2000년 대통령직에서 파면될 때까지 퍼스트 레이디로 활동했습니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집권 동안 자행한 학살과 납치, 횡령 등 혐의로 사법당국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모국이나 다름없는 일본으로 도피했다가 체포돼 2007년 페루로 강제 송환됐으며, 2010년에 반인권 범죄와 횡령 등이 인정돼 25년형을 선고받고 지금까지 수감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게이코는 지난 2005년 본격적으로 정치 활동을 시작했으며, 아버지의 후광을 입고 30대 젊은 나이에 2011년 대선에 출마해 근소한 차이로 낙선했습니다.

대권 재수에 나선 게이코의 인기는 아버지 후지모리 전 대통령이 부패추문으로 수감생활을 하고 있지만, 집권 기간 이룬 경제발전과 치안 확립 등에 대한 향수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이번 대선에서 '경제 살리기'와 '청렴'을 주요 공약으로 내건 게이코 후지모리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돼도 아버지를 절대 사면하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2001년 대선 때 아버지의 잘못을 용서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어 실제로 대권을 거머쥔 뒤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됩니다.

오는 4월 10일 치러지는 페루 대선은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2개월 뒤인 6월에 1·2위 후보간 결선 투표를 거쳐 대통령을 선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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