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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가락 살인' 케냐인 전날 경찰서 찾아와 "고국에 가고파"

광주 북구의 한 대학가 PC방에서 홀로 가게를 지키는 종업원을 잔인하게 살해한 케냐 난민 신청자가 사건 발생 전날 경찰서를 찾아와 "고국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케냐인 M(28)씨는 유네스코 국제워크캠프 참가 자격으로 3개월짜리 단기 비자를 받아 2015년 7월 21일부터 8월 3일까지 열리는 캠프에 참가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일정이 끝나면 자국으로 귀국해야 하지만, M씨는 한국에 잔류해 8월 말께 난민신청을 했습니다.

그러던 M씨는 8일 오후 광주 북부경찰서에 다시 나타나 경찰서 정문 민원 담당 경찰관에게 "고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며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경찰은 M씨를 출입국관리소로 안내했지만, 난민신청자 신분으로 다시 귀가 조치돼 별다른 도움을 받지 못했습니다.

이후 M씨는 다음날 오전 11시께 오전 9시 39분께 광주 북구 용봉동 대학로의 상가건물 지하 화장실에서 PC방 종업원 A(38)씨의 입안에 젓가락과 숟가락 등 이물질을 물려넣고 잔인하게 살해했습니다.

CCTV 화면에 찍힌 정황으로는 이른 아침 손님이 없는 PC방에 들어가 A씨와 무슨 이야기를 나눈 뒤 함께 화장실을 들어갔다가 혼자 나옵니다.

경찰은 M씨가 이때 A씨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후 PC방으로 들어온 손님 B(22)씨를 상대로 강도행각을 벌이다가 B씨를 화장실로 끌고 가려 해 자칫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할 뻔했습니다.

B씨의 거센 저항에 패딩점퍼와 스마트폰만 빼앗아 달아난 M씨는 B씨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M씨는 붙잡힌 이후 범행과 관련해서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으며 통역사의 질문에도 사건 내용과 관련 없는 내용만 답할 뿐 그동안의 행적과 범행동기에 대해서는 진술을 피하고 있습니다.

M씨가 입을 다무는 한 잔인하게 종업원을 살해한 이유는 한동안 밝혀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M씨가 전날 "고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의사를 표한 점과 강도행각을 벌이며 패딩을 훔친 점 등으로 미뤄 팍팍한 타국생활에 염증을 느껴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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