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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다" 알리자 "그만둬라"…여직원 압박

<앵커>

소주로 유명한 한 지방의 주류업체 임원들이 결혼한 여직원에게 회사를 그만두라고 압박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창사 이래 결혼한 여직원이 사무직에서는 일한 적이 없다며 퇴사하라고 했다는 겁니다. 이 여직원은 부당한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계속 근무하고 있는데, 회사 측은 집요하게 퇴사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박수진 기자가 기동 취재했습니다.

<기자>

2011년 홍보팀 디자이너로 입사해 여사원 최초로 주임으로 승진할 때만 해도 A 씨와 회사 사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A 씨 : 4월에 상 받았고 6월에 진급을 했으니까…(결혼 이야기 전까지는) 아무 문제 없었어요.]

하지만 지난해 10월, 두 달 뒤에 결혼한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퇴사 압박이 시작됐습니다.

[부사장 : 우리 회사에는 결혼하고 근무한 선례가 아직 없을 뿐만 아니라….]

[기획팀장 : 네가 일 못 해서 나가는 게 아니잖아. 결혼하고 난 뒤에 다니는 여직원이 없었다는 얘기….]

결혼한 사무직 여직원은 회사를 그만둔다는 관례를 근거로 들었습니다.

[부사장 : 규정이나 뭐 이런 거 아무것도 없어요. 없었지만, 관습상 그렇게 내려왔을 뿐이고.]

[기획팀장 : 결혼해서 애만 하나 낳는 순간에 화장실 가서 눈물 짜고 있다고…. 유축기, 수축기 들고 들어가서 화장실에서 짜고 앉았고.]

퇴사를 계속 거부하자 은근히 협박하기도 했습니다.

[부사장 : 조직하고 개인하고 어떤 대항에 대한 부분은 결코 조직을 능가할 수가 없어…]

A 씨만 이런 일을 당한 게 아니라고 퇴사한 여직원들은 말합니다.

[퇴사한 여직원 : 다 결혼할 때 그만두고, 언니들이 그랬을 거고요. 여기는 결혼하고 계속 못 다니니까 그만둔다고 했어요.]

하지만, 회사 측은 결혼을 이유로 퇴사를 종용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회사 : (다른 분들도) 자의적으로 나가신 거지 우리가 뭐 내보냈다거나 그런 부분 아닙니다.]

A 씨를 결혼 직전 판촉팀으로 발령냈지만, 결혼 후에는 원래 부서로 복귀시켰다고도 말했습니다.

A 씨는 회장과 대표이사를 남녀 고용평등법 위반 등의 혐의로 노동청에 고소하며 대화 내용이 녹음된 파일도 제출했습니다.

이 회사 창업주는 기업에서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하지만 결혼한 사무직 여직원은 예외였다고 A 씨는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선례를 남기면 안 되고, 너를 해주면 다른 여직원이 다 해달라고 하기 때문에 절대 할 수 없다고…] 

(영상편집 : 윤미라, VJ : 김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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