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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北 신형 방사포의 진화…'사드' 노린 무력시위

[취재파일] 北 신형 방사포의 진화…'사드' 노린 무력시위
북한이 그제(3일) 신형 300mm 방사포를 시험 발사한 장면을 어제(4일) 공개했습니다. 지난해 10월 10일 노동당 창건일 열병식 때 첫 선을 보였던 방사포인데 새롭게 치장해서 처음으로 로켓 발사 모습까지 내보냈습니다.

북한이 신형 방사포 시험 발사를 공개한 몇 시간 뒤, 국방부는 미국의 고고도 요격 체계 사드(THAAD) 배치 가능성을 협의하기 위한 한미 공동 실무단 출범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앞뒤가 딱 맞아떨어집니다.

김정은까지 참관한 가운데 실시한 신형 방사포 시험 발사는 사드를 겨냥한 무력시위 성격이 짙습니다. “주한미군에 사드가 배치된들 남한을 공격할 무기는 다양하다”라고 위협하는 듯합니다.

● 모습 드러낸 北 300mm 방사포 '실전 배치형'
작년 10월 공개한 北 300mm 방사포
5일 공개한 北 300mm 개량 방사포
북한이 어제 공개한 신형 방사포는 작년 10월 나타난 방사포와 똑같은 300mm 대구경입니다. 그런데 모양이 달라졌습니다. 10월 방사포는 발사관 8개가 고스란히 밖으로 드러났는데 어제 등장한 방사포는 발사관을 철제 상자에 넣었습니다. 우리 군과 미군의 다연장로켓과 유사합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탄약운반차량까지 개발했다면 신형 방사포의 1차 사격 뒤 곧바로 로켓을 재장전해 2차 사격을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상자형 발사대는 사격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시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북한 매체들은 시험 발사에 산포탄, 파편지뢰탄, 지하침투탄을 사용했다고도 했습니다. 산포탄은 로켓이 공중에서 자탄 수십발로 분리돼 공격 반경을 넓힙니다. 파편지뢰탄은 자탄이 터지지 않고 땅에 박혀 지뢰로 작동합니다. 지하침투탄은 이른바 벙커 버스터로 지하시설물까지 뚫고 들어가 폭발하는 로켓입니다.

다양한 탄들이 전력화됐는지 좀 더 검증이 필요하지만 북한이 신형 300mm 방사포를 이전과 다른 차원의 방사포로 진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군 관계자는 “작년 10월 방사포는 테스트용이고 이번에 공개된 방사포는 실전배치용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 "사드의 '가드' 아래를 노린다"
북한의 300mm 신형 방사포는 이번 시험발사에서 150km까지 날아갔습니다. 로켓에 GPS를 장착했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100~150km를 비행해 동해상 작은 섬의 좁은 정상을 정확히 때렸습니다. 최대 사거리는 200km 안팎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한 전방에서 쏘면 육해공 3군의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를 공격할 수 있습니다.

주한미군에 배치될 것으로 보이는 사드로는 못 잡습니다. 사드의 요격 고도는 50km 이상인데 방사포탄은 그 밑으로 날아다닙니다. 사드 배치 논의가 시작되는 시점에 북한이 김정은을 앞세우며 굳이 신형 300mm 방사포를 공개한 의도가 바로 이것이란 분석이 많습니다.

북한은 다양한 공격 수단을 가다듬고 있습니다. 폭탄을 탑재해 손쉽게 침투할 수 있는 무인기 300대, 잠수함정 70척, 다양한 구경의 방사포 5,500문, 살인병기인 특수전 부대 등 재래식과 비대칭 전력을 두루 보유하고 있습니다. 미사일도 단거리부터 대륙간탄도미사일급까지 배치했습니다.

이런 북한 무기의 위협 수위에 따라 우리 군은 맞춤형 방어 수단을 고르게 강구해야 합니다. 북한이 위협적인 무기로 반짝 시위를 했다고 해서 당장 그것만을 막는 방어 무기에 몰두하면 균형적인 방어가 어려워집니다. 종말 단계의 고도가 50~150km에서 형성되는 북한의 스커드와 일부 노동 미사일 방어용인 사드에만 매달릴 수 없는 이유입니다.

사드가 주한미군에 배치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다음이 걱정입니다. 미국은 20년 넘게 수십조원 들여 개발한 사드를 반드시 판매합니다. 미국은 재능을 기부하는 자선사업 국가가 아닙니다. 우리는 구매할 수밖에 없습니다. 숙명입니다. 군도 잘 알고 있습니다. 패트리엇도 그랬습니다. 사드에 열광하고 서두르면 그만큼 가격만 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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