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낙동강에서 강준치 수십 마리가 죽은 채 떠올랐는데, 배를 갈라보니 기생충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낙동강 물고기에서는 처음 발견된 것이라 전문가들도 정확한 원인을 찾고 있습니다.
이세영 기자입니다.
<기자>
낙동강에서 건져 올린 그물 안에 강준치 한 마리가 겨우 숨만 헐떡이고 있습니다.
부푼 배를 갈라 보니 면발처럼 긴 기생충이 나옵니다.
하나당 길이는 60cm 정도로, 모두 5개를 빼내고 나니 그제야 강준치의 배가 홀쭉해졌습니다.
칠곡보 하류에서 500m 떨어진 지점입니다.
이곳에서는 지난 11일부터 이렇게 몸에 구멍이 뚫린 채 죽은 강준치가 80여 마리 정도 발견됐습니다.
이 기생충은 새를 최종 숙주로 하는 리굴라 라는 촌충으로, 낙동강 어류에서 공식적으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손운목/경상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기생충학교실 교수 : 지금까지 기생충 감염으로 이렇게 물고기가 집단 폐사한 경우를 본 적이 없습니다. 기생충이 복강 내를 압박하고, 다른 소화기나 생식기를 퇴화를 시켰어요 보니까.]
여기에다 여름이 아닌 겨울철에 물고기 집단폐사도 보기 힘든 경우입니다.
환경단체는 4대강 사업으로 생태계 환경이 급격하게 나빠진 것이 원인이라고 주장합니다.
[정수근/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 4대강 보로 인해서 강이 흐르지 못한 게 5년째입니다. 강이 흐르지 못하면서 여러가지 부작용이 나타나는데 그중 하나가 녹조 현상이고, 또 하나가 이런 기생충으로 인한 집단 폐사로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리굴라는 1급 발암성 병원체인 간디스토마 등과는 달리 직접 먹더라도 인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구지방환경청은 수거한 물고기 사체들을 국립수산과학원에 분석 의뢰했고, 정확한 폐사 원인이 나오는 대로 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