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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개성공단 자금 전용' 논란의 그 발언들

[취재파일] '개성공단 자금 전용' 논란의 그 발언들
▲ 15일 해질 무렵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폐쇄된 개성공단의 불빛 한 점 없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개성공단이 문을 닫았습니다. 정부는 개성공단에서 북한에 지급된 자금이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는데 쓰였기 때문이라고 그 배경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시겠지만, 홍용표 통일부 장관의 ‘입’에 온 국민의 관심이 쏠렸습니다. 구체적인 근거가 있다는 것인지, 없다는 것인지 혼란스럽게 만든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말 바꾸기’ 논란으로 번졌는데, 통일부는 말을 바꾼 적이 없다고 해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말들을 다시 정리해봤습니다. 홍용표 장관의 공식 발언과 정부 당국자들의 발언들입니다. 정부가 개성공단 운영 전면 중단을 발표한 지난 2월 10일에 관련한 첫 발언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 발언들을 다른 설명 없이 죽 나열만 하겠습니다.
<2월 10일 개성공단 운영 중단 발표 당일>

@@ 홍용표 장관 / '개성공단 전면 중단 관련 정부 성명' 중
"개성공단이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지원과 우리 정부의 노력은 결국 북한의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고도화에 악용된 결과가 됐습니다."

"지금까지 개성공단을 통해 북한에 총 6160억원의 현금이 유입됐고, 작년만도 1320억원이 유입됐으며 정부와 민간에서 총 1조 190억원의 투자가 이뤄졌는데, 그것이 결국..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을 고도화하는 데 쓰여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우리 정부는 더이상 개성공단 자금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이용되는 것을 막고, 우리 기업들이 희생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개성공단을 전면 중단하기로 하였습니다."
@@ 발표 직후 정부 고위 당국자
개성공단 자금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유입된 것으로 보는 근거를 묻는 질문에..
" 여러가지 우려가 있었고, 이런 우려에 대해 근본적으로 해소할 필요가 있었겠다는 차원에서 말씀 드렸다. '사실은 얼마가 들어갔다' 이렇게 확인된 부분은 없었지만 우려가 있었다. 이런 것이 해소되지 않은 것은 사실이었다."

<2월 11일 개성공단 운영 중단 발표 다음날>

@@ 정부 당국자
개성공단 자금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유입된 것으로 보는 근거를 묻는 질문에...
"근거를 명확히 말하기는 어렵다. 임금이 물품 교환권 등으로 지급되는데, 그 이외 부분은 확인이 안 된다.
근로자 개인에게 임금 직불이 안 되는 불투명성도 있다"

<2월 12일 개성공단 입주기업 피해 우선지원 대책 발표 中>

@@홍용표 통일부 장관
"북한의 지금 개성공단의 임금 등 여러 가지 그런 현금이 대량살상무기에 사용된다는 그런 우려는 여러 측에서 우려가 있었고요. 지금 이 자리에서 모든 것을 다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만, 또 여러 가지 관련 자료도 정부는 가지고 있고요."

질문) 굉장히 엄중한 상황이기 때문에 통일부에서 이 관련 자료를 공개하실 용의가 있는지.

"공개할 수 있는 자료였다면 벌써 공개를 해드렸겠죠. 그러니까 우리가 여러 가지 가지고 있는 정보사항과 이런 것들을 지금 자꾸 말씀하니까 말씀드린 것이고요. 하여튼 그것은 필요한 범위 내에서 나중에 검토하고 조치하도록 하겠습니다."

<2월 14일 KBS 일요진단 방송과 정부 입장자료 : 구체적 수치 명기>

@@홍용표 통일부 장관
질문) '관련 자료 가지고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자료를 말씀하신 것인가요'라는 질문에..

북한에서는 북한 당정군이 외화를 벌어들이면 당 서기실 39호실로 이관, 보관되고 있고요. 그 돈은 핵 미사일 개발이나 치적사업, 사치품 구입 등에 사용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개성공단 근로자 임금 등이 달러 현금으로 지급되고 근로자에게 바로 가는 것이 아니고 북한 당국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전해진 돈은 다른 외화와 같은 흐름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 여러 경로를 통해서 파악된 바에 의하면 그런 돈의 70%가 서기실로 전해져서 쓰여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질문) 39호실로 들어간다는 것과 대량 살상무기에 사용된 다는 것의 연관은?

앞서 말씀드렸듯 서기실이나 39호실로 들어간 돈은 핵무기, 미사일 개발, 치적사업에 쓰이고 있는 것이 파악되고 있습니다.

질문) 파악되고 있다고 했는데 구체적 자료가 있나?
여러 우려가 있고 자료가 있다고 하는 것은 이런 현황을 염두에 두고 말씀드린 것입니다.

질문) 자료가 있다면 국민들에게 공개할 수 있나?

여러 정보자료들이기 때문에 그것을 국민에 자료를 공개해드리는 것이 어려운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알고 있던 내용들을 거의 지금 다 말씀 드린 것이고요.


<2월 15일 국회 외통위>
"(2월 10일 성명 발표 후) 우려가 있다, 하지만 얼마가 들어간 것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기자들에게 얘기했습니다. 그것은 여전히 사실입니다"

"돈이 들어간 증거자료, 액수 이런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와전된 부분이 있습니다."
"증거 자료를 얘기한 것이 아니고, 우려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는 측면"
"증거 자료가 있는 것처럼 나왔는데 근거 자료를 공개하기 힘들다고 한 적도 없습니다"

<2월 15일 국회 외통위 후 통일부 해명자료>
"일부 언론에서 통일부장관이 말을 번복했다거나,
개성공단 자금 유입의 증거가 없다고 보도한 것은 장관의 발언 취지와 다름."

이것을 다시 정리를 하면 이런 흐름입니다. (괄호 안은 기자가 적은 표현입니다.)

“~~~쓰여진 것으로 보인다" "우려해소 차원"-> (갑자기) "자료가 있다"-> (수치 명기로 구체화) ‘서기실 39호실, 70%’->(후퇴) "증거자료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와전" -> (다시) "증거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 아니다"

장관과 당국자가 한 발언 가운데, 어느 단계의 말이 정답일까요? 오지 선다형 문제를 받아든 느낌입니다. 통일부 해명처럼, 장관은 정말 말을 번복하지 않았을까요? 장관의 실제 발언이 아닌, '취지'까지 국민이 헤아려 이해하자니, 오지 선다형으로 낸 그 문제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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