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자동문 설치에 해고 위기…일자리 잃는 경비원

<앵커>

지은 지 23년 된 서울 강서구의 한 아파트 단지입니다. 여기서 일하고 있는 44명의 경비원은 대부분 10년 가까이 근무했는데, 이번 달을 끝으로 전원 해고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아파트 출입구에 자동문을 설치해서 경비원이 필요 없어졌다는 건데, 이 문제를 두고 주민 그리고 전 현직 입주자 대표 사이에 아주 심각한 갈등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기동 취재, 김종원 기자의 생생리포트입니다.

<기자>

문제의 아파트 단지는 모두 10동으로 경비원은 모두 44명입니다.

자동문 설치를 주도하고 있는 사람은 아파트 입주자 대표.

경비원들이 대부분 고령인 데다, 아파트 보안에 도움이 되지 않는 만큼 자동문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자동문을 설치하게 되면 경비원을 해고할 수 있고 그러면 인건비를 감축할 수 있어서 가구당 한 달 관리비를 7만 원 정도 줄일 수 있다는 겁니다.

[아파트 경비원/6년 근무 : 벌써 6년이 넘었어요. (아파트 대표의 주장은) 말이 안 되는 거죠. (휴식시간에는) 교대로 순찰을 돌아요. (잠을 자도) 선잠이지. 의자 펴놓고 눈만 붙이고 있다가 일어나는데. (하는 일이 없다니까) 서운하죠, 많이 서운하죠.]

하지만, 주민들의 반대가 심해 지난해 3월 있었던 첫 번째 주민투표에서는 자동문 설치 안건이 부결됐습니다.

입주자 대표는 자동문 설치를 그래도 밀어붙였고, 지난달에 이뤄진 두 번째 주민 투표에서 가까스로 가결을 이끌어냈습니다.

문제는 반대하는 주민의 반발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자동문 설치 반대 주민 : (자동문 설치 주민 투표가) 부결이 됐는데 왜 금방 몇 개월도 안 돼서 또 투표하느냐.
(자꾸 밀어붙이는) 원인이 무엇이냐 (의문스럽습니다.)]

[자동문 설치 반대 주민 : 왜 천천히 해도 되는데 서두를까. (다른 의도가 있는가?) 이런 나쁜 생각마저 드는 거죠.]

찬성하는 주민들과 입주자 대표는 비용 절감 차원에서 자동문 설치를 추진한 것이라면서, 전임 입주자 대표 측이 반대 움직임을 선동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자동문 설치 찬성 주민 : 동대표 회의에서는 (주민 찬성이 많이 나와서) 시스템을 바꾸는 것으로 가결됐어요.]

[현재 아파트 대표 : 제가 지금 아파트를 위해서 봉사를 위해서 내가 나서서 내가 한번 해보겠다. 주민들은 압도적으로 좋아하는 것이죠. 그 사람들(전임 대표 측)만 죽기 살기로 반대하는 것이죠. (경비원은) 한 15년 근무한 사람이 있어요. 타성에 젖어 가지고 안 된다.] 

전직과 현직 입주자 대표 사이, 그리고 주민과 주민 사이의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 아파트 단지 경비원 44명은 이달 말이면 일자리를 모두 잃을 처지에 놓였습니다.

[아파트 경비원 : 한 달 벌어서 한 달 먹고 사는데 (해고되면) 생활에 곤란을 겪는 사람도 있겠죠. 섭섭하죠. 섭섭하지만 저희는 뾰족한 수가 없죠.] 

(영상편집 : 김지웅, VJ : 김준호)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