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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란길 같았던 귀환' 일터 잃은 직원들 '망연자실'

<앵커>

남측으로 급히 귀환한 사람들은 마치 피란민들처럼 몸만 빠져나오기에도 바빴습니다. 설비와 자재, 그리고 피땀 흘려 완성한 제품까지 공단에 모두 남겨둔 채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문준모 기자가 도라산 출입국사무소에서 개성공단 입주기업 직원들을 직접 만났습니다.

<기자>

밤늦게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에 도착한 입주업체 임직원 대부분은 짐 하나 없는 맨몸이거나, 간단한 손가방만 들고 있었습니다.

북한의 추방 발표전 짐을 잔뜩 싸들고 온 사람들과는 달랐습니다.

[개성공단 입주업체 직원 : 그냥 가방만 챙겨 갖고 바로 나왔어요. 신발도 못 갈아신고 나왔습니다.]

공장에서 가져나갈 짐을 싸다 추방 사실을 늦게 통보받은 직원들은 더 경황이 없었습니다.

[개성공단 입주업체 직원 : (공장을) 정리하다가 전화벨 소리 듣고서 확인했더니 남측에서 전화 와서 본사에서
'여태 왜 그러고 있느냐'고…]

당장 납품할 제품도 모두 포기해야 했습니다.

[채진범/개성공단 입주업체 직원 : 북측시간으로 5시부터 (자산) 동결되어서 못 갖고 나오게 (했어요). 그전에는 다 갖고 나올 수 있었는데.]

[강성호/개성공단 입주업체 직원 : 30분의 1, 30분의 1도 못 챙겼다고 봐야죠. (피해액이) 아마 몇십억 원 정도 되지 않겠나 봅니다.]

안전하게 돌아왔다는 안도감보다, 임박한 납품기일을 어떻게 맞출지, 보상은 제대로 받을 수 있는 건지 걱정이 더 앞섭니다.

[장민창/개성공단 입주업체 법인장 : 바이어들한테 앞으로 다가올 클레임 (등에 대해) 무한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정부방침은 따라야 하는데 속상한 게 많죠, 기업들 입장에서는.]

예고도 없이 일터를 잃은 입주업체 임직원들은 그저 망연자실할 뿐이었습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이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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