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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미·아랍 지상군 투입시 시리아전 영구화" 경고

미국이나 아랍 국가가 지상군을 투입할 경우 5년째 진행돼온 시리아 내전이 오히려 확대되고 영구적 전쟁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러시아가 경고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11일(현지시간)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나 사우디 아라비아 등 아랍권 국가가 시리아에 지상군을 투입할 경우 "모든 당사자들을 전쟁으로 끌어들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이 경우 수십 년간 이어지는 영구적 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면서 "미국 대통령과 아랍 국가 정상들은 과연 영구적 전쟁을 원하는 것인지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한델스블라트는 "만약 시리아 분쟁의 해법을 찾지 못한다면 '세계전쟁'이 일어날 것임을 메드베데프 총리가 경고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러시아 정부가 밝힌 러시아어 인터뷰 원고의 내용은 이 대목에서 한델스블라트의 보도와는 다르다고 독일 공영 도이체벨레 방송은 지적했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만약 당사자들이 평화협상 테이블에 앉지 않으면 '세계에서 또 다른 전쟁이 시작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돼 있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 등 서방이 지상군을 투입한)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 벌어지는 일을 보라"면서 "불행한 운명의 시리아에 대해선 언급할 나위가 없다" 말했다.

이어 "(미국의) 무아마르 카다피 축출 이후 리비아는 실패한 국가가 됐다"면서 러시아가 당시 서방이나 아랍국가들의 군사작전에 반대했음을 강조했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미국 등 서방은 빠른 승리를 기대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며 특히 아랍 세계에선 더더욱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바샤르 아사드 정권을 지지하는 러시아는 지난해 9월부터 시리아에서 공습만 하고 있고 지상엔 군사고문단 외의 실 병력은 파병하지 않고 있다.

이슬람 시아파인 이란군 소수와 레바논 헤즈볼라 전사들이 지상에서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하고 있으며 서방은 반군을 지원하고 있으나 역시 지상군은 투입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최근 시리아 정부군이 러시아의 대대적 공습 지원을 받아 반군에 3년 동안 점령된 마을들을 탈환하고 주요 보급로를 차단하는 등 공세를 강화하자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등은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군이 결의만 해주면 시리아에 지상군을 파병하겠다고 밝혔다.

서방은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군의 대대적 공세는 평화회담이 열리기도 전에 반군 세력을 말살하거나 전략 요충지들을 다 차지하려는 의도라며 비난하고 있다.

서방과 아랍권, 이란, 러시아는 모두 시리아 내 극단주의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IS)에 반대한다는 점에선 이해관계가 같으며 IS 격퇴를 명분으로 내걸고 있지만 각각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을 지원하고 있어 '협력 속 충돌' 관계에 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과 터키, 이란, 사우디 등 17개국이 참여하는 '국제적 시리아지원그룹'(ISSG)은 11일 독일 뮌헨에서 회의를 열어 '1주일 내에 시리아 내전을 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미국의 `즉각 휴전'과 러시아의 `3월1일부터 휴전'을 절충한 이 방안에 ISSG가 일단 합의하긴 했으나 중요 사항들에 대해선 여전히 입장 차이가 크다.

이에 따라 25일로 예정된 평화회담이 예정대로 이뤄질지는 아직 불투명하며, 나아가 내전의 종식은 현재로선 기약 없는 상황이다.

시리아 내전은 5년 동안 25만 명의 사망자를 내고 최악의 난민 사태와 IS의 출현을 초래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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