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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동안 살아있었던 암덩어리, 세상을 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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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살의 젊은 나이에 자궁경부암으로 세상을 떠난 헨리에타 랙스. 그녀가 세상을 떠난 지 60년이 넘었지만, 그녀의 목숨을 빼앗은 암덩어리는 아직도 '살아있습니다.' 사람을 죽인 암세포가 지금까지 살아있다니, 그것도 6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이나…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65년 전인 지난 1951년 2월 8일. 그녀의 암세포는 시험관 안에서 새 생명을 얻었습니다. 존스홉킨스대학병원의 조직배양 연구책임자였던 '조지 가이'는 그녀의 난소에서 동전 크기만한 암세포조직을 얻어 배양했습니다. 유난히 증식속도가 빠르고 내성이 강했던 그녀의 암세포는 몇 주안에 죽어버리는 다른 암세포와 달리 증식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말 그대로 '불멸의 세포'가 된 그녀의 암세포. 조지 가이는 그녀의 이름에서 철자를 따 이 세포를 '헬라세포'라 이름 붙인 뒤 연구용으로 무료 배포했습니다.

대부분 동물실험에 의존할 수밖에 할 수 없었던 의학 연구자들에게 살아있는 인간세포인 '헬라세포'는 혁신이었습니다. 헬라세포는 수십 년 동안 수많은 연구에 활용됐습니다. 관련된 특허만 만 개가 넘고. 출판된 연구논문는 7만 개가 넘습니다. 특히, 헬라 세포를 이용한 연구로 소아마비 백신이 개발 됐고, 에이즈의 원인이 밝혀졌습니다. 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갔던 암세포가 다른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구한 겁니다.

그런데 헬라세포가 이처럼 큰 성과를 내는 동안 정작 그녀의 가족들은 전혀 이 사실을 몰랐습니다. 가족에게 제대로 동의도 구하지 않은 채 그녀의 암세포 조직을 병원에서 채취했기 때문입니다. 세포 채취 후 20년이 지난 뒤에야 우연히 이 사실을 알게 된 그녀의 자녀들. 어머니의 암세포가 환자들의 목숨을 구하는 동안 자식들은 가난과 고통 속에 살았습니다.

 그녀의 첫째 딸 엘시는 흑인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된 치료도 못 받은 채 정신병원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막내 아들 제카리아는 돈을 벌기 위해 '말라리아 임상실험'까지 참여해야만 했습니다. 입장을 바꿔보면 참 억울한 상황인데도 그녀의 가족은 금전적 보상을 바라지 않았습니다. 단지 사전 동의 없이 엄마 세포를 채취한 존스홉킨스 병원에 사과를 요구할 뿐이었습니다.

한 가족에게는 아픈 기억이었지만, 많은 사람들의 고통을 덜어주었던 헬라 세포 그녀의 세포는 지금까지 5천만 톤 이상 배양됐고, 지금도 많은 이의 목숨을 살릴 각종 연구에 이용되고 있습니다.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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