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가 미국 프로야구 시애틀 매리너스와 1년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고 귀국했습니다.
이대호는 기자회견에서 경쟁을 통해 메이저리거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메이저리그에 입성하고 어느 정도 성적을 내야 최대 400만 달러를 받는 게 계약 조건인데, 한국프로야구 정규시즌 MVP, 일본시리즈 MVP를 받은 한국 대표팀 4번 타자에게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하지만 이대호는 '기회'를 강조하며 "25인 로스터에 들면 메이저리그가 되는 것"이라고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다음은 이대호와 일문일답
-- 32일 만에 귀국했다. 계약을 마친 소감은.
▲ 팬들이 많이 기대하셨을텐데….
나는 시애틀과 계약해서 기쁘다.
시애틀에는 좋은 선수가 많다.
그들과 경쟁할 생각이다.
-- 최고 대우를 받던 한국, 일본과 달리 미국에서는 마이너리그에서 시작해야 하는데.
▲ 부담은 없다.
지금 가장 밑바닥까지 내려왔다.
위에 있으면 개인과 팀 성적에 대한 부담이 클텐데 지금은 일단 개인 성적에 집중할 수 있다.
지금은 밑바닥에 있지만, 올라가면 된다.
올라갈 일만 남았다.
-- 마이너리거라는 타이틀이 아쉽지 않은가.
▲ 25인 로스터에 들지 못하면 다 마이너리거 아닌가.
내가 열심히, 잘해서 올라가면 메이저리거가 되는 것이다.
메이저리거가 되는 걸 꿈꾼다.
더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다.
-- 시애틀과 계약한 이유는.
▲ 계약 과정에서 마이너리그 계약이라는 표현은 없었다.
시애틀이 우타 1루수를 원한다고 했고 나도 관심이 있었다.
지명타자 자리는 주인(넬슨 크루스)가 있다는 걸 알고 있다.
시애틀이 원하는 우타 1루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1년 계약을 했다.
▲ 나는 처음부터 단년 계약을 원했다.
미국에서는 한국, 일본에서의 성과를 인정하지 않는 듯했다.
1년 동안 내가 뭔가를 보여주면 새로운 기회가 올 수 있다.
-- 동갑내기 친구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와 같은 지구에서 뛴다.
▲ 개막전부터 추신수와 만날 수 있겠더라.
일단 내가 25인 로스터에 들어야 한다.
신수를 만나 야구를 시작했다.
현재 신수는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타자고 나는 밑바닥에 있다.
아직 신수와 연락하지는 못했다.
기회가 있을 때 신수에게 조언을 구할 생각이다.
박병호와 류현진은 미국 애리조나에서 훈련하는 동안 만났다.
미국에서 우리는 '외국인 선수'가 아닌가.
외로울 때 만나서 한국 말로 대화하면 도움이 될 것같다.
-- 살이 많이 빠졌다.
▲ 한 달 동안 훈련 열심히 했다.
살도 뺐지만,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근육량도 늘렸다.
현지 언론을 보면 내가 뚱뚱하고 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나는 1루 수비를 해야 한다.
비자 취득 절차를 밟고자 한국에 왔는데, 당장 오늘부터 훈련할 생각이다.
-- 한·일 최고 타자에서 이제 신인이나 다름없는 신분이 됐다.
▲ 야구가 쉬웠던 적은 없다.
나는 늘 지지 않으려고 경쟁했다.
언제든 뒤처질 수 있다는 경계심도 가지고 있다.
미국에서도 그동안 내가 해왔던 야구를 할 것이다.
2012년 일본에 진출할 때도 '도전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최선을 다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