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플러스] 특별 조사만 세 차례…체면 구긴 '인권 의장국'

인권 문제를 논의하는 국제기구, UN 인권이사회의 올해 의장국은 우리나라입니다. 그런데 정작 의장국인 우리나라가 UN의 인권 관련 특별조사를 올해만 세 차례나 받도록 예정돼 있어 참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 첫 번째는 집회와 시위, 결사의 자유에 관한 조사로 얼마 전 UN 특별보고관이 방한해 점검을 마쳤는데요, 전병남, 김아영 두 기자가 취재파일을 통해 전했습니다.

지난달 다녀간 마이나 키아이 UN 특보는 UN 인권이사회로부터 세계 각국의 평화적 집회와 결사의 자유권 실현을 관찰하고 독려하는 임무를 부여받은 독립적 전문가입니다.

보통 1년에 한두 개 나라를 방문하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습니다. 그런데요, 그는 떠나기 전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나라의 평화로운 집회 및 결사의 자유가 점진적으로 후퇴하고 있다는 총평을 내놨습니다.

급격히는 아니지만, 서서히 뒷걸음질 치고 있다고 평한 겁니다. 무엇보다 우리 경찰의 집회 관리 방식을 지적하며 물대포와 차벽 사용의 문제점을 짚었습니다. 폭력 시위자에게 책임을 묻되, 집회와 결사의 자유는 보존돼야 한다는 데 방점을 찍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세월호 참사와 전교조의 법외 노조 판결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는데요, 세월호 참사에 관한 집회는 당국이 유가족의 우려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느낌에 대한 당연한 반응이라고 말했고, 전교조 불법화는 국제법 기준에 미달하는 조치라고 평가했습니다.

[마이나 키아이 : UN 평화적 집회 및 결사의 자유 특별보고관 고용노동부는 노조에 대해 "중립적"이란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국제법상 중립성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국제규약은 국가가 기본권의 향유를 보호하고 증진하기 위해 "긍정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 민감한 사안들을 다루고 있는 만큼 진보단체들은 즉각 환영을 표하며 권고 사항을 적극적으로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한 반면, 보수 단체들은 한국의 특수성을 무시한 편향된 내용이었다며 국격의 훼손까지 거론하는 등 완전히 엇갈린 입장을 보였습니다.

그렇지만 어쨌든 이를 바탕으로 최종 보고서가 작성돼 오는 6월 UN 인권이사회로 넘어가게 되고요, 또 앞으로 자의적 구금 문제와 다국적 기업활동에서 발생하는 인권 문제까지 올 한 해 두 번의 조사가 더 예고돼 있는데요, 어떤 직접적인 제재나 강제성이 있는 건 아니니까 결과가 발표될 때마다 맞다 틀렸다 따지기 보다는 무료 컨설팅이다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인권 수준을 더 높일 수 있을까 하는 관점에서 다 같이 진지하게 고민해봤으면 좋겠습니다.

▶ [취재파일] '인권' 의장국 체면에…특별 조사만 세 차례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