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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수라서…" 한진택배 고객 물건 분실 '나몰라라'

"설 특수라서…" 한진택배 고객 물건 분실 '나몰라라'
동아시아 고인돌 연구의 권위자인 A박사는 최근 황당한 경험을 했습니다.

일본에서 우리 고대사 연구에 많은 도움이 될 연구보고서를 어렵게 입수한 뒤 지난달 11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습니다.

A박사는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여객터미널의 한진택배 창구를 이용해 해당 보고서를 인천 모 대학 연구소의 B교수에게 발송했습니다.

택배비로 6천원을 냈고 '이틀 안에 도착할 것'이라는 안내도 받았습니다.

고대사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B교수는 오랜 기간 해당 자료를 찾고 있었는데 당시 일본 현지답사 중이었던 탓에 먼저 귀국한 A박사가 B교수 연구실로 자료를 보내준 것입니다.

하지만 인천공항에서 차를 운전해 한시간도 안 걸리는 대학 연구소에는 열흘이 지나도 택배가 도착하지 않았습니다.

속이 탄 A박사와 B교수는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1일까지 한진택배에 각각 4차례, 3차례 전화를 걸어 연구보고서의 행방을 물었지만 회사 측은 '연락 주겠다'는 대답만 되풀이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한진택배는 이들에게 어떤 안내도 하지 않았습니다.

A박사와 B교수는 "콜센터에 몇번이나 전화를 걸어 어렵게 한번 통화가 이뤄져도 '확인하는 중이니 기다리라'는 말만 하고 실제 연락은 한번도 없었다"면서 "첨단 시스템을 갖췄다는 국내 굴지의 물류기업 행태로는 믿기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한진택배는 언론의 취재가 시작되고 나서야 부랴부랴 이들에게 처음으로 먼저 전화해 사과하고 인천공항과 서울의 화물창고를 뒤졌지만 사라진 연구보고서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한진택배 관계자는 "이번처럼 100% 회사 책임으로 인한 택배 분실이 가끔 발생하는데 설 명절 특수로 운송 물량이 많아 적절히 안내하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이 2014년 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국내 7개 택배회사 관련 피해 사례 560건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물품 파손·분실 피해가 433건으로 전체의 77.3%를 차지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택배 배송을 신청할 때에는 운송장을 직접 작성해 배송이 끝날 때까지 보관하고, 손해배상한도액(50만원)을 넘는 고가품은 할증요금을 선택해 파손·분실 피해 등에 대비하라고 조언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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