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는 한센병 환자들을 치료하는 국립 소록도병원이 문을 연 지 100년이 되는 해입니다. 일제가 한센인들을 강제 감금한 게 소록도 병원의 시작이었지만, 지금은 한센인들의 치유와 희망의 터전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박수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어둠을 뚫고 아침 해가 떠오르면 소록도의 하루가 시작됩니다.
의료진의 밝은 인사가 아침을 알립니다.
[어르신 잘 주무셨어요? 다리운동 한번 해봅시다.]
[할머니 가만 앉아계셔 보세요. 어디에 문제가 있나?]
한센인 550명을 돌보는 11명의 의사와 120여 명의 간호 진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치료법은 관심과 대화입니다.
[박승규/국립소록도병원 외과과장 : 마음의 치료랄까? 많이 들어주는 게 제 역할 중에 하나가 아닌가…]
[남미화/국립소록도병원 간호사 : 네가 오늘은 내 딸보다 낫다, 네가 오늘은 내 자식보다 낫다, 이런 식의 말씀을…]
소록도에 거주하는 한센인들 상당수는 70세 이상 노인들입니다.
대부분은 완치된 상태에서 재활치료를 받고 있지만, 한센인들에 대한 세상의 편견 때문에 가족과도 연락을 끊고 삽니다.
[이렇게 살아도 며느리도 몰라. 아들이 셋이나 되는데 여기와 사는지도 몰라.]
한해 4천 명에 이르는 자원봉사자들이 큰 힘이 됩니다.
[이지연/군산여고 2학년 :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서 손주 같이 저희들 보고 좋아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소록도병원 환자 : 자식이 저렇게 해주겠나, 내가 이런 소리를 합니다. 우리 선생님들 얼마나 잘해주는지 말로 다 못해요.]
지난 1916년 일제가 한센인들을 소록도에 강제감금한 지 100년, 소록도는 이제 치유와 희망을 상징하는 땅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 영상편집 : 김지웅, 사진제공 : 소록도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