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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못채게 문자로 신고…육군장교에 딱걸린 지하철 성추행범

육군 초급장교가 서울 지하철에서 만취 여성을 성추행하던 남성을 붙잡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실이 뒤늦에 알려졌습니다.

육군에 따르면 제30기계화보병사단 정훈장교인 김지윤 소위는 지난달 23일 밤 11시 20분쯤 신도림역에서 지하철 1호선 막차를 탔습니다.

휴가 마지막날 학교 선배를 만나고 귀가하던 김 소위는 지하철이 종각역을 지날 때쯤 이상한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서울역에서 김 소위와 같은 칸에 탄 30대 남성이 김 소위 맞은편 좌석에서 잠들어 있던 20대 여성에게 바짝 붙어앉는 것이었습니다.

이 남성은 외투로 자기 손을 가리더니 옆에 앉은 여성의 몸을 더듬기 시작했습니다.

만취 상태였던 이 여성은 성추행을 당하는 중에도 잠에서 깨어나지 못했습니다.

이를 본 김 소위는 휴대전화를 꺼내 112로 '지하철 남성 승객이 여성의 신체를 건드린 것 같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성추행범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전화통화 대신 문자메시지로 경찰에 신고한 것입니다.

이어 김 소위는 구석으로 자리를 옮겨 성추행범의 행동을 계속 지켜보면서 경찰에 지하철의 위치를 수시로 알려줬습니다.

성추행범이 도주할 경우 직접 붙잡고자 다른 칸으로 옮기지는 않았습니다.

성추행범은 김 소위가 눈앞에서 사라지자 옆에 앉은 여성의 연인이기라도 한 것처럼 자신의 외투로 여성의 몸을 덮은 채 범행을 계속했습니다.

김 소위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도봉산역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지하철이 도착하자 현장에서 성추행범을 검거했습니다.

범행의 유일한 목격자인 김 소위는 이들과 함께 도봉경찰서로 가 새벽 3시를 훌쩍 넘길 때까지 조사에 협조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성추행을 저지른 남성은 동일 전과만 4범인 상습범으로, 당시에도 성추행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상습 성추행범을 검거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김 소위는 지난 3일 도봉경찰서에서 표창을 받았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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