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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한국 청년취업 빙하기' 한국 걱정하는 일본

* 대담 : SBS 도쿄 김승필 특파원

▷ 한수진/사회자:

<글로벌 뉴스> 오늘은 일본 도쿄로 가보겠습니다. 김승필 특파원!

▶ SBS 김승필 특파원:

네 도쿄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일본의 대표적인 자동차업체인 혼다가 직원의 정년을 65세로 연장한다면서요?

▶ SBS 김승필 특파원:

네, 혼다는 국내 전체 직원 4만 명의 정원을 현재 60세에서 65세로 연장하기로 하고, 노조와 협의해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김 특파원, 그런데 일본은 이미 65세까지 직원 고용을 의무화하지 않았나요?

▶ SBS 김승필 특파원:

네 맞습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06년 고령자고용안정법을 개정했습니다. 법의 내용은 직원이 65세까지 일하는 것을 보장하는 것으로 기업에 2013년까지 제도를 정비할 것을 의무화했습니다.

그런데 65세까지 고용 보장은 계속고용제도 즉 직원을 퇴사시킨 뒤 다시 고용하거나, 정년을 폐지하거나, 정년을 연장하는 3가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습니다.

이에 따라 현재 일본 기업 가운데 원하면 65세까지 일할 수 있는 곳이 70%가 넘는 데 이런 곳 대부분이 정년을 65세 로 연장하기보다는 직원을 퇴직한 뒤 재고용하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계속고용제도가 인건비가 덜 들기 때문인데 기업의 15% 정도만 정년을 연장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이번 혼다의 조치는 직원이 65세까지 일하는 것은 똑같은 데 재고용제도를 정년 연장으로 바꾼 것이군요. 그러면 직원에겐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 SBS 김승필 특파원:

네, 60세부터 1년 단위로 재고용할 때는 급여가 퇴직 전보다 절반 정도 수준이었고, 이에 따라 퇴직하는 사원의5~60% 정도만 다시 일했다고 합니다.

일본은 우리의 국민연금에 해당하는 후생연금의 평균 지급액이 20만 엔,우리 돈 2백만 원이 넘습니다. 그러니까 혼다 정도의 기업에서 젊었을 때부터 일했다고 하면 연금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고, 이런 사람들은 노후 걱정이 덜할 것이고, 따라서 재고용에 응하는 직원이 5~60% 수준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혼다는 정년을 60세에서 65세까지 직원이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급여는 퇴직 전의 80% 수준을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일본도 후생연금을 받을 수 있는 나이가 점차 높아져 2025년에는 65세부터 받을 수 있게 되는 데, 이에 맞춰 제도를 개선한 것으로 보입니다. 혼다는 정년 연장을 통해 60세 이후에도 일하는 사원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기업은 인건비가 더 늘어날 텐데 결국, 숙련노동자 확보가 급선무라는 얘기군요?

▶ SBS 김승필 특파원:

네 혼다 측은 시간 외 근무 수당이나 출장비 등을 줄여서 전체 인건비 총액은 현재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인건비 증가를 피해 갈 순 없을 텐데, 그만큼 저출산과 고령화로 일본의 일손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특히 최근에 호황을 맞고 있는 업종은 더욱 그렇습니다.

도요타자동차도 혼다자동차에 이어 정년을65세로 연장할 것으로 보이는데, 직원에게 본봉이나 수당, 성과급 등을 변함없이 지급하면서 정년을 65세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업체 측 관계자는 "정년 연장은 숙련노동자를 통해 젊은 사원의 교육에 이바지하고, 생산성을 높이며, 기술자 유출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정년 연장이 젊은 사람들 일자리를 줄인다, 이런 우려는 없나요?

▶ SBS 김승필 특파원:

네 대부분의 일본 전문가 특히 일본 정부는 지난 2011년 이미 결론을 내렸는데, 고령자의 숙련노동과 젊은 층의 노동은 질적으로 다른 것이기 때문에 대체 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즉 젊은 층의 일자리는 경기변동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지, 서로 상충관계가 아니라는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우린 청년취업도 문제고, 사오정 오륙도라고 해서 지금 직장에 다니는 4,50대들도 언제 나가라고 할지 몰라서 전전긍긍하고 있는데, 참 부러울 뿐이군요.

▶ SBS 김승필 특파원:

네, 어제 아사히신문은 국제면에 한국 청년취업 초빙하기란 제목의 특집 기획기사를 실었습니다. 전면을 할애하다시피 한 긴 기사였는데, '연애·결혼·자녀를 포기한 3포 세대', '정년 60세 연장에 젊은 층 역풍' '정권 고용창출에 전력' 이런 제목을 붙였습니다.

현재 상황이 계속된다면 한국사회의 중심이 될 세대가 경제력을 상실해 다음 세대의 육성을 포기하는 악순환을 걱정하고 있다는 대학교수의 인터뷰로 끝을 맺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우린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입에 올리는 데, 일자리만 놓고 보면 일본이 우리를 한참 걱정하는 상황이군요.

▶ SBS 김승필 특파원:

네 우린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이지만, 일본은 내수가 수출보다 6대 4 정도로 우위에 있는 나라입니다. 그러니까 기업들이 살기 위해서라도 국내 고용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더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있는 사무실은 일본 민영방송인 NTV 안에 있는데, 여기는 아직도 정문 안내 데스크에 많을 땐 6,7명 정도의 여직원이 앉아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선 이미 이런 풍경이 사라졌는데, 일본은 기업의 이익과는 상충하는 고용을 유지하는 풍경을 여전히 볼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 일하는 한 한국회계사는 한국의 은행에선 2명이면 충분한 회계 업무를 아직 일본의 은행에선 스무 명이 넘는 직원이 하고 있다고 웃으며 얘기했습니다.

그런데 기업의 효율이나 이익이란 면에서 너무나 시대에 뒤처진 것 같이 보이지만, 이런 고용을 통해 근로자가 소비자가 되고 다시 기업이 돈을 버는 순환과정을 생각하면 어떤 게 정답인지는 한번 생각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기업이 인건비를 줄여서 얻는 이득은 결국, 대부분 자본가와 주주에게만 돌아가는 것이니까 이익은 좀 줄더라도 고용을 유지하는 게 어쩌면 더욱 건강한 자본주의 사회를 만드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지금까지 도쿄였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소식 잘 들었습니다. <글로벌 뉴스> 일본 도쿄 김승필 특파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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