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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나는 변호인입니다





이 분은 이른바 '헬조선'을 따뜻하게 하는 분입니다.

이 분은 변호사입니다.

이 분이 맡았던 사건은 여러분이 어디선가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먼저 2000년 8월 10일, 전북 익산에서 택시기사가 칼에 찔려 살해된 ‘약촌 오거리 살인사건’입니다. 이 분은 처음 용의자로 지목돼 징역을 살았던 한 소년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재심 청구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1999년 2월 6일 벌어진 삼례 나라 슈퍼 3인조 강도 사건도 이 분이 맡았습니다. 전북 완주군 삼례의 나라 슈퍼에 침입한 강도 3명이 범행을 저지르는 과정에서 주인 할머니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당시 경찰은 전과가 있는 소년범 3명을 긴급체포했고, 이들은 유죄를 선고받았습니다.

그런데 사건 발생 1여 년 뒤 자신들이 범인이었다며 구체적으로 진술한 또 다른 3인조가 나타났지만, 이들은 무혐의로 풀려났습니다. 피해자 유가족까지 나서서 처음 용의자로 지목된 소년범 3명이 무죄라고 주장하는 상황. 이 사건에 대한 재심 청구 또한 이 분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부친 살해 혐의로 15년째 복역하던 무기수 김신혜 씨가 최근 법원의 재심 결정을 받은 것도 이 분의 역할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이 분은 바로 재심 전문 변호사, 박준영입니다.

일반적으로 재심 청구 사건들은 돈을 벌기 어려운 데다 승소할 가능성도 적습니다. 그렇다면 박 변호사는 돈벌이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일까요?

아닙니다.

가난한 집에서 5남매의 맏이로 태어난 박 변호사는 천신만고 끝에 변호사가 됐습니다. 하지만 재심 사건에 몰두하며 돈벌이를 포기한 상태입니다.

왜 이런 가시밭길을 걷는 걸까요?

[박준영/변호사 : 한 번 경험해 보니까 ‘이런 사례들이 꽤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보이는 게 그런 부분이에요. TV를 보다가 억울한 사건이 나오면 한 번 다시 보게 되고, 또 그런 연락이 오고. 또 이제 생각도 그런 관점에서 생각하는 거예요. 경험하지 않았다면 안 했을 거예요. 경험했기 때문에 하는 거고요]

그는 자신이 맡은 억울한 사건들을 그만둘 수 없기에, 힘들어도 계속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돈벌이도, 승소도 어려운 재심 청구 사건들. 박준영 변호사는 이런 사건들을 맡으며 한 가지를 얻었습니다. 바로 ‘긍정’입니다.

[박준영/변호사 : 잘못은 반드시 밝혀진다. 잘못은 반드시 밝혀지고 반드시 밝혀지는 과정에서 그 잘못된 상황을 안 사람들의 적극적인 증언은 반드시 나오게 돼 있다. 그리고 우리 사회는 정말 따뜻하다. 정의로운 사람들이 자기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주고 이런 시스템 자체가 부족할 뿐이지 우리나라는 굉장히 정의로운 사람들이 많은 사회라고 생각한다.]

그가 있기에 우리가 사는 이 사회는 조금 더 따뜻하고 조금 더 정의로워질 겁니다.

기획/구성 : 임태우 김민영
그래픽 : 이윤주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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