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죽는 날까지 '꼿꼿'…日 간담 서늘하게 한 백발노인

#스브스역사 #스브스피플
슬라이드 이미지 1
슬라이드 이미지 2
슬라이드 이미지 3
슬라이드 이미지 4
슬라이드 이미지 5
슬라이드 이미지 6
슬라이드 이미지 7
슬라이드 이미지 8
슬라이드 이미지 9
슬라이드 이미지 10
슬라이드 이미지 11
슬라이드 이미지 12
슬라이드 이미지 13
슬라이드 이미지 14
슬라이드 이미지 15
슬라이드 이미지 16
슬라이드 이미지 17
슬라이드 이미지 18


95년 전 오늘, 서대문형무소 백발의 노인이 사형대 앞에 섰습니다.

“단두대 위에 서니 오히려 봄바람이 이는구나. 몸은 있으되 나라가 없으니어찌 감상이 없겠는가”

감상을 묻는 검사에게 그 노인은 한편의 짤막한 시를 남깁니다. 이 노인은 강우규 선생. 그는 일제시대 조선 총독이었던 사이토 마코토를 암살하려 한 죄로 사형 선고를 받았습니다. 1919년 9월 2일 남대문역(현 서울역) 일제 치하 9년째 그날 그곳은 전에 없이 화려하고 호화로웠습니다. 신임 총독인 사이토 마코토를 환영하는 준비가 한창이었습니다.

“총독이 마차에 앉자 한 순간에 폭탄이 터지는 소리가 굉장했다.” - 1919년 9월 4일 <매일신보>

요란스러운 환영을 받은 총독은 호위 속에 마차에 올라탔고, 마차가 관저를 향해 출발하려는 순간 주변을 흔드는 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조선 총독을 향해 폭탄을 던진 사람이 바로 강우규 선생이었습니다. 당시 그의 나이 65세. 환갑을 훌쩍 넘긴 나이에 감행한 의거였습니다. 20대를 평범한 한의사로 30대 이후에는 잘 나가는 사업가로 지냈던 강우규 선생. 하지만 1909년 55세의 나이에 이동휘 선생(안창호 선생과 신민회 조직했던 독립운동가)을 만나면서 본격적인 독립운동에 대한 뜻을 세웠습니다. 특히 우리 민족의 발전과 조국의 근대화를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이 신교육의 도입이라고 판단해 교육사업을 통한 애국계몽에 열을 다했습니다.

 “교단에 설 때마다 일본의 야만적인 침략주의를 규탄하고 가끔 학교 강당에 동네 사람들을 모아 놓고 민족의식을 고취시켰다.”- 박환.  2008. < 姜宇奎의 의열투쟁과 독립사상 >. 한국민족운동사학회

그리고 1910년 경술국치 이후 일본의 무단 통치가 심해지자 만주로 이주한 뒤 광동학교를 세워 자신의 의지를 이어갔습니다. 그리고 국내에서 일어난 3.1운동 소식을 듣고 그 뜻을 이어가기 위해 광동학교 학생들과 동포들을 모아 독립 선포식을 거행하고 만주 길림성 일대에서 만세 시위운동을 전개했습니다. 환갑이 지나서도 열정이 식지 않은 그는 1919년에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실전에 뛰어든 청년 독립투사들의 활동 자금을 지원했던 ‘노인동맹단’에도 가입했습니다.

하지만 일제 통치는 점점 더 교활해졌고 독립은커녕 영구 식민지화될 기미까지 보이자 끝내 직접 조선 총독을 처단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천 명의 인파 속에 있던 강우규 선생은 총독의 마차를 향해 폭탄을 던졌습니다. 그러나, 이 폭탄은 총독 마차 옆에서 폭발해버렸습니다. 60대 노인의 의거는 안타깝게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피신에 성공한 그는 다음 의거를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보름이 지난 9월 17일 친일 경찰 김태석에게 검거돼 사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러나 그의 행동은 훗날 많은 의거의 도화선이 되었습니다. 이후 많은 독립 투쟁에 영향을 끼친 것은 물론 외신에 보도되면서 세계 만방에 우리의 독립의지를 알리는 계기도 됐습니다. 

“하늘이 준 기회에 나는 할 일을 할 뿐이다. 총독은 죄인이기에 죽이고자 한 것이다”- 경성지방법원 공판 내용 中

그는 사형을 확정 받은 후부터 마지막 날까지 오히려 슬퍼하는 아들을 북돋아 주며 꼿꼿한 기개를 보였습니다.

“내가 평생에 나라에 한 일이 없음이 부끄럽다. 내가 죽어 조선 청년 가슴에 인상만 준다면 무엇보다 귀중한 것이다”- 1920년 5월 28일, <동아일보>, 옥중 유언

2015년 11월 29일 오늘은 강우규 선생이 순국한 지 95년 되는 날입니다.

(SBS 스브스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