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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사에 "정신 있어?" 담판…"전쟁 막았다"

<앵커>

김영삼 前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북한 핵이라는 메가톤급 위기를 맞았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전면전 가능성이 가장 높게 치솟았던 시점입니다. 김 前 대통령은 미국과의 담판으로 전쟁 위기를 가까스로 막았다고 증언했습니다.

윤창현 기자입니다.

<기자>

문민정부가 출범한지 한 달도 채 못된 93년 3월 12일 북한이 NPT 탈퇴를 전격 선언합니다.

뒤이은 남북 협상 과정에서 터져 나온 '서울 불바다' 발언.

한반도 정세는 벼랑 끝으로 치닫습니다.

[박영수/당시 北측 대표 : 여기서 서울이 멀지 않습니다. 전쟁이 일어나면 불바다가 되고 말아요. (아니… 지금.) 송 선생도 아마 살아나기 어려울 거예요. (그걸 말이라고 합니까? 그러면 우리가 가만히 있을 것 같아요.)]

북한이 핵을 갖는 걸 용납할 수 없었던 미국은 영변 핵 시설 폭격 계획을 세우고 전면전에 대비해 항공모함까지 한반도에 급파했습니다.

전쟁 위험이 높아지면서 심지어 한국에 있는 미국 민간인들을 철수시킬 준비에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청와대엔 비상이 걸립니다.

[故 김영삼 前 대통령/SBS 한국현대사 증언 : (레이니 미국 대사한테) 당신 정신이 있느냐 말이야. 만일에 그런(민간인 철수) 사태를 일으키면 우리나라는 큰 혼란이 일어난다.]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

김영삼 前 대통령은 클린턴 미 대통령과 전화 담판을 벌입니다.

[(클린턴에게)65만 한국 군대 한 사람도 이 전쟁에 끼어들지 못하도록 통수권자로서 그렇게 하겠다. 한국 땅을 빌려서 전쟁하겠다는 것이냐? 안된다. 그것은.]

최악의 위기는 북한을 방문한 카터 前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남북 정상회담에 합의하면서 가까스로 봉합됩니다.

하지만 남북 정상간의 역사적인 첫 만남은 회담을 보름남짓 앞두고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어떻게 딱 2주일 남겨놓고…내가 평양가는 데… (김일성 주석이)죽어 버린단 말이야. 아이 참…아쉬워요.]

전쟁 위기는 모면했지만, 남북 관계는 돌파구를 찾지 못했고 '민족보다 나은 동맹은 없다'던 김 前 대통령의 취임사는 결국 임기 내내 현실화되지 못했습니다.

(영상편집 : 박정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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