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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타에 우울증앓다 극단 선택…'알고도 숨긴' 군

<앵커>

최근 강원도의 한 부대에서 일병이 지속적인 구타와 가혹행위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군 병원에서 우울증 진단까지 받았지만, 부대는 5개월 넘게 가족에게 아무 문제가 없다며 거짓말을 해왔습니다.

이경원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4월 강원도의 한 부대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이 모 일병은 전입 직후부터 무려 7개월 동안 선임 10여 명으로부터 구타와 가혹행위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일병 유족 : 네가 아버지가 없어 개념이 없어서 이렇게 하느냐, 너 때문에 우리가 괴롭다, 군대만큼 죽기 좋은 곳이 없다. 이런 식으로 (폭언했습니다.)]

전입 2개월 뒤 이 일병은 자청해서 받은 정신과 치료에서 우울증으로 정기적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부대는 이런 사실을 알고도 추가 진료 조치를 하지 않았고, 이 일병 가족에게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거짓말까지 했습니다.

군은 가혹행위 정도가 심했던 데다 부대의 거짓말이 병사의 절망감을 부추겼다는 이유를 들어 뒤늦게 이 일병을 순직 처리했습니다.

중대장과 행정보급관에겐 감봉을 선임들에겐 영창과 근신 처분을 내렸습니다.

[군 검찰에서는 피해자가 없기 때문에 죽은 사람이 이야기해야 하는데 말을 못하기 때문에, 증거불충분으로 기소유예로 판정이 났다고… (그래서) 저희가 이의를 신청했죠.]

윤 일병 사망 사건 이후, 다시는 가혹행위로 병사가 희생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던 군 당국의 공언은 이번에도 공염불이 됐습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 영상편집 : 김병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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